우리 같이 볼래요? : 엄마들의 삶에 스며든 영화 이야기
부너미 ; 정현주 ; 홍애리 [공]지음이매진
( 출판일 : 2023-02-10 )
작성자 :
동○영
작성일 : 2024-07-19
페이지수 : 224
상태 : 승인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으면서도 그런 식으로만 세상을 만들면 얼마나 재미없을지 상상해 본다. 그래도 생각이나 방향이 비슷해서 서로 공감하는 모임을 만들고 싶었다. 그 안에서 미묘한 차이들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세계를 만들고 싶었다.
영화보는 것을 무척 좋아하는데 보통 블록버스터 영화보다는 진지한 내용이나 주제를 보다보니, 사실 내 옆자리는 비어있다. 언젠가는 청주에서도 같이 영화보러갈 친구는 생기겠지..
결혼한 여성들의 삶을 탐구하는 모임이라는 부너미는 언제까지 세상이 바뀌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다는 생각으로, 변화의 주제가 된 엄마들이 모여 함께 읽고,쓰고, 듣고, 말한다고 했다. 마음과 뜻이 같아서 그런지
이 책의 영화에세이들은 모두 비슷한 환경(결혼+ 여성+ 삶)에서도 이렇게 진지하고 솔직하다. 줄거리와 좋다재미있다없다의 한줄평을 벗어나 왜 이 이야기를 그냥 보내면 안되는지를 매우 설득력있는 경험을 같이 담았다.
꾹꾹 눌러썼을 진지함과 고민들이
또다른 나의 이야기였다.
영화를 보게 되는 나.
영화를 같이 볼 사람을 찾는 나.
내 이야기를 펼칠 자리를 찾는 나.
한숨을 푹뚝 쉬다가 <민들레>라는 격월간 교육 전문지를 집 어 들었는데, '가족 실천family practices']이라는 개념이 눈에 들어왔다. 가족 실천이란 '개인이 가족 구성원으로 수행하는 친밀성과 돌봄, 경제적 협력과 부양 같은 상호 작용적, 일상적, 반복적, 가변적 행위'를 의미한다(유화정, <다양한 연결을 위한 가족구성권>, <민들레> 133호, 민들레, 2021)
... 가족 실천을 꼭 가사에 한정 지을 필요는 없다. 등에 파스를 붙여 주거나 보기 싫게 삐죽 솟아난 새치를 뽑아주는 일, 보드게임이나 배드민턴 짝꿍이 돼주는 일, 문제집 채점을 해주고 숙제를 봐주는 일 등도 가족 실천의 예시가 된다. 내 시간을 너그러이 헐어 내어주는 일들 속에 돌봄의 감수성이 스며 있다. p.34-36
-헤픈 가족은 어떨까요 자일리
/가족의 탄생, 2006
지난 10년 동안 엄마가 돼 잃은 것들을 채워야한다는 압박에 시달리면서 나 자신을 들들 볶았다면, 이제는 내가 풀 수 있는 자원을 몽땅 쏟아부어 나를 돌보고 싶다. 나중으로 미루지 말고 내 삶을 즐기면서 사치하고 싶다. 내가 부릴 수 있는 가장 큰 사치란 시간 낭비라며 미뤄둔 일들 맘껏 하기다. 남들 시선을 의식하고 결핍을 채우려다가 놓친 일 들이 많다. 가부장제 부역자라고 욕먹을까 봐 아이들이 주는 충만한 기쁨과 위로를 말하지 못했다. p.160
-엄마들이여,사치하자 이성경 /82년생 김지영,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