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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상실, 사랑 그리고 숨어 있는 삶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

룰루 밀러 지음 ; 정지인 옮김곰 ( 출판일 : 2021-12-17 )
작성자 : 동○영 작성일 : 2024-07-18
페이지수 : 300 상태 : 승인
개과인지 고양이과인지 헷갈리는 동물이나
채소인지 과일인지 헷갈리는 농산물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이런 분류는 누가 정했을까. 또 바꿀 수는 있을지 항상 궁금하다.

분류학자라는 소명을 가진 사람들이 정말 촘촘하게 나누어 정리했겠지만 누군가 뿌리를 들춰볼 필요가 있었다. 이 책의 저자 룰루 밀러도 개인적인 연애사를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가 우연히 물고기에 집착한 과학자 인생을 들여다보게 된다. 실패할 줄 알면서도 끝까지 매달리게 한 원동력을 찾기 위해, 그게 지금 자신의 집착도 설명해주리라 기대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결국 그가 남긴 건
끔찍한 우생학자로서의 고집과 망상이었고
분류학상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이었다.

스토너보다는 배빗에 가까운 인물이었는데 말년으로 갈수록 세상의 말을 듣지 않고 오로지 자신만 따랐던 노인의 얼굴이 눈 앞에 그려질 정도였다.

이 책이 있었기에 말그대로 조던이 조용히 묻힐 수 있게 되었다. 내용 없이 현대에 돌아다니던 그의 이름도 묻혔다.


"자기 길을 막는 모든 걸 뭉개버릴 수 있다고 믿는 그의 능력은 자신의 길이 진보로 이어질 올바른 길이라고 확신하게 되면서 몇 배는 더 커졌다." 데이비드는 공개적으로는 자기기만을 그토록 공격했지만 사적으로는, 특히 시련의 시기에는 더욱더 자기기만에 의존했던 듯하다. 운명의 형태를 만드는 것은 사람의 의지다. "긍정적 착각은 견제하지 않고 내버려둘 경우 그 착각을 방해하는 것은 무엇이든 공격할 수 있는 사악한 힘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경고한 그 심리학자들의 말이 옳았던 것 같다. 20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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