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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철학이 우리 인생에 스며드는 순간

에릭 와이너 지음 ; 김하현 옮김어크로스 ( 출판일 : 2021-04-28 )
작성자 : 심○희 작성일 : 2024-05-13
페이지수 : 524 상태 : 승인
사실 나는 자기계발서를 잘 읽지 않는다.
저자들의 이런 저런 조언들을 읽으면서도 머릿속엔 계속 "과연 당신은 이렇게 살고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떨쳐 버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무소유가 사실 풀소유였다더라 하는 얘기들이 들릴 때마다 '거봐 내 그럴 줄 알았지. 하여튼 말로는....' 하곤 했다.

같은 이유로 철학 사상을 담은 책에도 조금은 거부감을 느끼는데, 이를테면 두 달 전 읽었던 '쇼펜하우어 아포리즘 -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도 책 내용 자체는 너무 공감이 가고 좋았지만, 인간은 태어나는 거 자체가 불행이고, 태어났으면 자살하는 게 최선이라는 염세주의자께서 베를린대학 교수로 재직 중 장티푸스가 유행하자 누구보다 빨리 도망갔다는 얘기를 읽자 (헤겔은 계속 강의를 하다 결국 장티푸스로 죽었다는데...) 그의 이야기에 대한 신뢰도가 파사삭 식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 책을 고를 때도 조금 망설여졌다. 가볍지 않은 내용의 500페이지가 넘는 여러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내가 과연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책을 다 읽은 지금은 이 책은 다음에 한번 더 읽어봐도 좋겠다는 생각이다. 지식이 짧아 철학 저서들을 읽어본 게 거의 없어 그들의 저서를 한 권 이라도 읽어보고 다시 본다면 그 느낌이 또 다르지 않을까 싶었다. 얼핏 보기에도 굉장한 다독가인 작가의 재미있는 글 솜씨도 책 읽기를 훨씬 수월하게 해 주었다.

<우리는 삶의 불확실성과 혼란을 관리해주겠다고 약속하는 알고리즘과 인공지능의 시대를 살아간다. 하지만 알고리즘과 인공지능은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삶은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예측 불가능하고 혼란스럽게 느껴진다. 스토아 철학은 이 지점에서 빛을 발한다. 스토아 철학의 핵심 교리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꾸고 바꿀 수 없는 것은 받아들여라' 는 격동의 시기에 더욱 매력을 뽐낸다.>

2월에 읽은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의 유발 하라리도 미래에 유망한 직업을 꼽으라면 철학에 한 표를 던져도 좋겠다고 이야기한게 생각이 났다.

책 전체를 짧게 요약하자면,
< 자연에 순응해 살며, 조금은 천천히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주위에 귀를 기울이며 질문을 해 볼 것! 바꿀 수 있는 건 바꾸고 바꿀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일 것! 죽음의 존재를 인식하고 수용할 것 > 정도가 될 듯하다.

왜 많은 철학자들 중에 소크라테스를 제목으로 삼았을까 생각해 보았다.
작가에 따르면 소크라테스는 처음으로 철학을 우주에 대해 불확실한 추측을 하는 학문에서 우리 자신의 삶에 관한 실용적이고 필수적인 학문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소크라테스 가 인간 탐구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것, 오늘날에도 여전히 철학적 자극을 불러 일으키는 바로 그것은 놀랍고 천진난만한 무지를 도입한 것이다.

작가는 말한다.
나는 궁금하다!
짧은 두 마디 말이지만 그 안에 모든 철학의 씨앗이, 그 이상이 담겨 있다고. 모든 위대한 발견과 돌파구는 이 두 마디 말에서 부터 시작된다고. 나는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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