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도 슈사쿠의 문학 강의
엔도 슈사쿠 지음 ; 송태욱 옮김포이에마
( 출판일 : 2018-09-04 )
작성자 :
김○성
작성일 : 2024-07-14
페이지수 : 223
상태 : 승인
자신을 그리스도교 작가라고 부르는 엔도슈사쿠의 문학강의인데, 개인적으로는 너무 좋다. 엔도가 말하는 그리스도교 작가란 기독교를 호교하는 작품을 쓰는 것이 아니고, 그리스도교가 바라보는 인간에 대한 시선으로 소설을 써내려갔다는 의미이다. 창녀, 세관, 어부, 거지 등등 당시 평균 이하의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사랑을 보인 ‘사람’의 시선이 작가를 사로잡았던 것 같아 보였다. 잘 알려진 소설 ‘침묵’에서 평범의 축에 들지 못하는 사람의 모습이나, 후미에를 밟고 살아남아야 하는 사람의 연약하고 초라하지만, 한편으로 위대한 삶에 대한 작가의 통찰이 좋았다.
밟힌 후미에 속 남자의 얼굴은 형상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볼품 없겠지만, 밟고 살아야 했던 이들에게는 너무도 분명하게 기억될 얼굴이었을 것 같다. 실제로 본 적은 한 번도 없었을테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