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꽃 소년 : 내 어린 날의 이야기
박노해 글·그림느린걸음
( 출판일 : 2024-02-22 )
작성자 :
정○나
작성일 : 2024-07-11
페이지수 : 255
상태 : 승인
아홉에 구구단을 외운 작가님보다 나는 그리고 아마도 다수의 요즘 아이들은 더 빨리 구구단을 떼지만, 여덟에 어머님이 말씀하신 대로 밥을 해내는 능력은 없다. 요즘은 밥 해 먹을 능력보다 계산할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것을 우선시하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마당에 난 불을 끄는 옆집 누나, 새농민 잡지의 멋진 글을 접어 뒀다 읽어 주는 형, 수업 시작 전마다 시 한 편을 읽어주던 선생님, 꽃씨를 모아두던 소년, 피가 철철 나도 굳건히 홀로 병원에 다녀오는 어머니, 멋을 아시는 할머님. 전부 내가 경험하지 못 한 세상이어서 판타지 책의 아름다운 장면 서술 부분을 읽고 있는 것처럼 흐릿하고 아름답게 느껴졌다. 내가 만나지 못 했을 뿐, 어딘가에 이런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을까?
작가의 말을 읽으며 마음이 아팠다. ‘지금 우리에게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정리하고 성찰할 틈도 없이, 갈수록 시간은 더 빠르게 나를 휩쓸고 지나쳐간다.’
어릴 때는 마냥 빨리 크고 싶고, 빨리 돈을 모으고 싶고, 빨리 성공하고 싶었는데 이제는 여유롭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가득하다. 강렬하고 해로운 알사탕보다도, 은은한 단맛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소장해서 여러 번 꺼내 읽고 싶은 책을 또 만나게 되어 기쁘다. ‘노동의 새벽’도 읽을 수 있는지 찾아보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