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 죽음의 성물. 2
J. K. 롤링 지음 ; 강동혁 옮김문학수첩
( 출판일 : 2020-02-28 )
작성자 :
윤○석
작성일 : 2024-07-11
페이지수 : 315
상태 : 승인
책을 읽다 보면 은근히 짜증날 때가 많다. 해리의 말과 행동이 짜증날 때가 있고 주변인물들의 말과 행동이 짜증날 때가 있다. 사실 어쩌면 너무 당연한 게 세상이 전복될 수 있는 더 나아가 내가 죽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명확한 정보나 자료 없이 문제를 해결하려다 보면 짜증이 날 수 밖에 없다.
특히 그야말로 혈기왕성한 청소년들이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 우리나라의 현실로 연결해 보면 세상에서 제일 무섭다는 중2병 혹은 사춘기에 접어든 학생들이 그런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닥뜨리고 있으니 어찌 짜증이 안 날 수 있는가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친인 론이 해리와 헤르미온느를 버리고(?) 떠난 건 충격이었다. 헤르미온느는 똑똑하니까 다른 사람들에 비해 상황을 나름 이성적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에 반해 사람 좋은 거 빼면 딱히 내세울 거 없는 론은 세상 유명한 해리의 친구라는 위치가 늘 마음에 응어리 아닌 응어리로 자리하고 있다.
사람이 좋다는 건 바꿔 말하면 마음이 잘 상하기도 한다는 이야기다. 더해서 문제 해결을 위해 해리, 헤르미온느와 떠난 길에선 결단력도 있고 더불어 가장 많은 정보도 알고 있는 그야말로 주인공인 해리와 모든 상황을 똑똑한 머리를 이용해 많은 정보와 결합해 참모 역할을 하는 헤르미온느에 비해 특별한 능력을 보이지 못하는 스스로의 모습에 자격지심을 느껴 결국 불화가 생기고 해리와 헤르미온느를 떠나게 된다.
그 이후로 해리와 헤르미온느는 정말 개고생을 하면서 상황을 헤쳐나가는 건지 도망가는 건지 모를 시기를 보낸다. 영원히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은 친구가 가장 필요한 시기에 떠나갔고 남아 있는 둘도 별반 진척이 없는 상황에서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렇게 시간이 흘러 도저히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볼드모트가 지배한 세상 속에 도망다니다 언젠가 잡혀 최후를 맞이할 수도 있겠다는 최악의 상황을 자꾸 생각하게 되는 시점에 정말 우연치 않은 상황에 의해 론과 해리 그리고 헤르미온느는 다시 함께 하게 된다.
더욱이 능력치라는 부분에서 가장 부족한 론이 상황을 해결하면서 화합하게 된다. 일련의 과정이 마음에 들지 않고 괘씸한(론을 사랑해서) 헤르미온느의 마음은 쉽게 누그러지지 않지만 그런 마음보다 사랑하는 마음이 더 크고 상황도 상황인지라 다른 사람도 아닌 론을 계속 무시할 수는 없어 결국 마음을 열 거라는 기대를 하면서 다음 이야기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