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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안부: 백수린 장편소설

백수린 지음문학동네 ( 출판일 : 2023-05-24 )
작성자 : 동○영 작성일 : 2024-07-09
페이지수 : 316 상태 : 승인
저녁에 가족들과 미국 우주왕복선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우주왕복선이라는 개념이 도입될 때 미국내 인종갈등, 베트남전 반전운동 등을 덮기 위해 미 정부는 다양성을 보여주는 35명의 우주비행사를 선발한다. 그 중 한 명이 시골 출신의 아프리카계 미국인이었는데 당시 흑인전용수영장이 집 근처에선 이용이 어려워서 수영을 접할 기회가 많이 없었다고 했다. 그리고 그 남자는 도서관에서 도서대출하려는 문제로 경찰과 부모님이 호출되기도 했는데, 흑인에게는 도서대출이 안되었기 때문이다. 인종분리수영장이 있었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도서관에서 특정인종에게 책을 대출해주지 않았다는 건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기에 기가 찼다. 그럼에도 우주비행사로 선발된 선례가 생겼으니 지난 갈등과 잘못은 덮여야 할까?

아니다. 차별과 혐오는 어떻게든 다른 모습으로 싹을 틔운다. 과거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백수린 작가의 눈부신 안부도 그런 목소리로 들렸다. 6,70년대 독일로 외화벌이 노동자로 나갔던 광부와 간호사,간호조무사들의 배경 삼아 가족을 잃은 슬픔, 외국에서의 적응 문제로 거짓말을 해야했던 청소년 시절에 대한 이야기로 전체 그림이 그려진다. 평범하지만 각각 개성이 있는 여성의 생활, 발언 등을 통해 보수적이고 개발과 독재정치에 휘말린 한국을 떠나 변화하는 시민, 여성을 엿볼 수 있었다. 역시나 작가의 다양한 자료조사 덕에 당시 독일 체류기를 생생하게 읽는 느낌도 있었다.

그렇게나 안부를 궁금했던 상대가 여자였다는 사실은 내게는 크게 이슈가 되지 않았다. 이미 다른 책에서 실제 인터뷰를 읽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도서관을 마음껏 이용할 수 없었던 인종차별 사례가 미국의 우주왕복선이라는 다큐주제보다 크게 다가왔듯이 얼마나 다양하고 넓게 해당 주제를 접하는지가 소설 읽는 재미를 올리기도 하고 없애기도 한다. 이 책은 정말 멋진 내용이었고 삶에서 여러 번 고민해볼만한 사건들을 잘 섞었다고 생각한다.

"엄마, 우린 일본 사람도 중국 사람도 아닌데 저 사람들은 왜 저렇게 말읋거는 거야?"
"게으른 사람들은 자기가 알지 몬하는 걸 배우려고 하는 대신 자기가 아는 단 한 가지 색깔로 모르는 것까지 똑같이 칠해버리려고 하거든." 10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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