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 현황

  • 참가 현황

독서마라톤 종료일까지D-000

독서마라톤 참가신청

책 이미지가 없습니다.

새 마음으로 = : 이슬아의 이웃 어른 인터뷰

이슬아 글헤엄 ( 출판일 : 2021-11-11 )
작성자 : 동○영 작성일 : 2024-05-11
페이지수 : 284 상태 : 승인
몇 년 전 한 도서관에 들어서다가 휴먼 라이브러리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포스터를 보았다. 사람을 대출한다는 게 기발했고 그 사람의 인생을 읽을 수 있을 것 같아 사람책을 빌리거나 내가 사람책이 되고 싶다고 생각도 했다. 하지만 거창한 제목에 비해 작은 글씨로 안내된 내용은 누군가의 인생이 아니라 지식이었다. 그러니까 계발적 쓸모가 없으면 나는 책이 될 수 없다는 뜻이었다.
여행가고 싶으면 여행전문가를 대출하고, 식물을 키우고 싶으면 화원 사장님을 대출한다는 식이었는데, 인생이 그렇게 한 직업으로만 정의될 수 있고 필요한 것만 뽑아내야 한다면 자판기로 뽑아야지. 마음을 부르는 질문과 응답 없이 필요한 것만 찾으려면 말이다.

그런 뽑아내기식 질문과 달리 이 책은 이웃을 찾아가 그의 인생을 물어본 이슬아의 인터뷰집이다. 이슬아 작가는 나에게 지극히 MZ 세대의 정수 같은 사람인데 인지도에 비해 작품으로 만나는 건 처음이었다. 그래도 저녁식사를 만드는 동안 자주 틀었던 ebs 라디오 속 이슬아 작가의 강단 있는 목소리는 좋았기에 도서관 간김에 이 책을 데려와 묵혀 놨다가 이틀동안 꼬박 읽었다.

특히 "새 마음으로"라는 구절이 나오는 부분을 읽다가 먹고 있던 보리빵 씹는 걸 멈출 정도로 목이 메어왔다. 희망이 보이거나 100% 확신으로 새 마음을 먹는 게 아니라 내가 더이상 사라지지 않도록 하는 최후의 비법 같았기 때문이다. 살아갈수록 작아지고 서러워지고 어지러운데 매번 달고 다닐 수 없으니 앉았다/ 울다 /잠들었다 일어날 때는 새 마음으로.

그렇게 이슬아의 이웃 어른은 자신이 잘하고 좋아하는 것들, 그리고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하여 이슬아에게 하나하나 보여주고 알려준다.
나의 이웃들에게 내가 묻지 않았지 만 언젠가 묻고 싶은 그런 이야기들이 가득차 있었다.
질문도 참 잘하는 이슬아 작가다.

["목소리에 기운이 없네'
"저녁도 못 먹었어. 요새 일이 너무 많아. 아, 스트레스 받아."
"어마야. 니 스트레스를 왜 받나. 그거 안 받을라 하문 안 받제."
아니 무슨 스트레스가 전화인가. 안 받을라 하문 안 받게.
-김신지, 평일도 인생이니까, 17쪽

농업인 윤인숙 -감정이 올라올 때도 있지만 빨리빨리 잊어버리려고 해. 스트레스를 안고 꿍해있으면 나 자신이 너무 상해버리잖아. 새 마음을 먹는 거지. 자꾸자꾸 새 마음으로 하는 거야. 97

이슬아 -미스마끼*가뭐죠?
수선집 사장 이영애 -모르지? 그런 게 있어. 봉제할 때 쓰는 용어야.보통 박음질이랑 달라. 할 줄 아는 사람이나 허지 아무나 못해. 233

인쇄소 기장 김경연 - 그렇죠. 내 입으로 칭찬하는 것 같아서 부끄럽지만... 저는 색 감각이 남들보다 조금 나았어요. 특히 자연에 관한 인쇄물을 유독 잘 찍었어요. 워낙 산과 들을 좋아하기도 하니까 그런 곳의 생생한 색이 머리에 입력되어 있는 것이지요. 자연의 푸른 부분을 조금 더 푸르게, 더 생생하고 아름답게 보일 정도로만 푸르게 찍는 것이 기술이거든요. 174

인쇄소 경리 김혜옥 - 일은 자존감이랑 연결되는 것 같아요. 회계뿐 아니라 다른 업무로 제 영역을 더 확장하고 있는데 솔직히 좀 자랑스러워요. 제가 꼭 필요한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 있잖아요.그 느낌이 좋죠. 계속해서 점점 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217 ]
댓글쓰기
심○희 작년에 이슬아 작가의 <나는 울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 는 책을 읽은 적이 있어요. 참으로 남다른 이력의 작가였고, 부모님 또한 자녀를 믿고 지지해 주시는 부분이 남달라서 기억에 남아요. 어제까지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를 읽었는데, 거기 나오는 철학사상들이 이 책의 어르신들 말에 배여 나오는거 같아요. 저도 시간날 때 빌려 봐야겠어요. 2024.05.13
로그인 도서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