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들의 도시를 위한 교향곡 : 쇼스타코비치와 레닌그라드 전투
M. T. 앤더슨 지음 ; 장호연 옮김돌베개
( 출판일 : 2018-04-27 )
작성자 :
이○희
작성일 : 2024-07-01
페이지수 : 545
상태 : 승인
*제목: 내가 그 자리에 있는 것 같이 빠져들게 하는 음악
나는 음악 문외한이다. 특히 클래식. 내가 제일 좋아하는 드라이빙 bgm은 '악뮤'의 특유의 신선하고 맑은 노래들이다. 그런 내가 요즘 푹 빠져서 듣는 클래식 곡이 있는데 바로 이 책에서 알게 되었다.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7번.
2차세계대전에 대해 이보다 더 처절히 절감하도록 쓴 책이 있을까. 미안하지만 여태껏 읽어(보려고 시도해)봤던 책들은 다 졸렸다. 구소련의 도시 레닌그라드는 나치에 의해 장장 872일 동안이나 고립되었다. 당시 주민 250만명 가운데 절반이상이 대부분 굶어죽었다. 총탄에 죽은 것도 아니고 긴 기간 추위와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인간의 군상에서 인간 존엄성의 큰 훼손을 책을 통해 목격했다.
레닌그라드에는 교향곡을 연주할 사람이 아무도 남아있지 않았다. 언제나 음악이 넘치는 도시였는데 침묵에 빠졌다. 그곳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오케스트라는 독일군이 도시를 에워싸기 전에 도망쳤다. (중략) 3월에 레닌그라드 공산당 총수는 죽어가는 도시의 사기를 높이는 데 음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p.433)
소련 공산당은 이 어려움을 타계하기 위해 국민적 작곡가인 쇼스타코비치에게 교향곡 작곡을 명령한다. 소련의 취지가 어떠했든, 그의 '레닌그라드 교향곡'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의미를 준다. 레닌그라드 주민에게는 물론이거니와 미국인, 일부 독일인에게 까지도. 심지어 그 음악을 세기가 지나 멀리 타국에서 인터넷으로 듣고 있는 나에게까지도.
새삼 음악의 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빵 한쪽이 없어 굶어 죽어가는 전쟁터 주민들에게 들려왔던 한줄기 천상의 소리는 어떤 의미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