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임원에서 실리콘밸리 알바생이 되었습니다
정김경숙 지음위즈덤하우스
( 출판일 : 2024-04-24 )
작성자 :
조○행
작성일 : 2024-07-01
페이지수 : 260
상태 : 승인
30년 직장생활에서 계속 승승장구한다. 전국민이 아는 유퀴즈에 출연한다. 세바시에 출연한다. 그렇게 언론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는데, 그로부터 6개월 후, 16년 동안 근무하며 너무나 사랑했던 구글에서 이메일 한 통으로 정리해고된다. 이 상황에서 제정신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몇 달을 분노하고, 우울감에 빠져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상황에서 이 책의 저자인 로이스는 불과 며칠만에 마음을 정리하고 이를 새로운 기회라고 받아들인다. 오랫동안 사무실 안에서 일하며 멀어졌던 현장에서 고객과 직접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렇게 3일 만에 로이스의 1만명 만나기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슈퍼마켓 체인 트레이더 조의 크루로, 스타벅스의 바리스타로, 그리고 공유 운전 서비스 리프트의 운전사로. 로이스의 차원이 다른 긍정적 면모와 실행력을 엿볼 수 있다.
내가 제일 감탄했던 것은 저자가 이러한 이야기를 책으로 펴내 사람들에게 알릴 마음을 먹은 것이다. 언론의 주목을 받은지 얼마 되지 않아 급변하게 된 상황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고, 오히려 그 위기를 트랜스포머적인 태도로 새로운 기회로 만들어버리고는 '구글 디렉터' 로이스가 아닌 인간 로이스로서의 가치를 인정받는 그 당당함이란.
그리고 50이 넘는 적지 않은 나이게 자신이 해오던 일과 전혀 다른 육체노동을 해볼 결심을 할 수 있었던 그 유연함과 용기는 실로 존경스러웠다. 다른 사람의 이목을 유독 신경쓰는 한국인으로서, 오랜 기간 임원으로 일해왔던 사람이 현장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하면서 훨씬 어린 선배들에게 혼나기도 하며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는 진리를 체득하고 겸손해질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다.
누구나 예기치 못하게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다. 나도 이미 한 번 겪은 바 있고, 언제 또 겪을지 모른다. 그런 갑작스러운 변화 앞에서 나도 이렇게 유연히, 굳건하게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자신은 없지만 로이스의 그 신체적, 심리적 건강함을 닮고 싶다. 좋은 모범을 보여준 로이스에게 감사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