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는 알고 있다 : 물속에 사는 우리 사촌들의 사생활
조너선 밸컴 지음 ; 양병찬 옮김에이도스
( 출판일 : 2017-02-27 )
작성자 :
심○희
작성일 : 2024-06-30
페이지수 : 380
상태 : 승인
우리말 물고기는 말 그대로 물에 사는 고기라는 뜻일 것이다. 영어로 'FISH' 는 물고기라는 동물을 의미하는 명사인 동시에 '물고기를 잡는다' 라는 동사로도 쓰인다. 이 역시 물고기를 하나의 개체로 보기보다는 인간의 먹이 정도로 보는 시각에 따라 지어진 이름일 것이다.
물고기는 낚싯바늘에 꿰여 물 밖으로 끌려나올 때 비명을 지르지도 않고 눈물을 흘리지도 않는다. 항상 휘둥그레 뜨고 있는 눈은 물고기들이 아무것도 ㄴ끼지 않을거라는 착각을 들게 한다.
이 책은 우리의 이러한 편견을 깨는 책이다. 물고기도 쾌락, 공포, 장난, 통증 그리고 즐거움을 경험하고 느끼며 계획과 학습, 인식과 혁신,책략과 회유를 하는 등, 물고기도 느낄 건 다 느끼고 알 건 다 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저자가 알려주는 물고기들의 놀라운 습성은 정말이지 상상초월이다.
이를테면 프릴핀고비라는 물고기는 밀물때 헤엄치는 동안 움푹한 곳(간조때 웅덩이가 생길만 한 곳)의 지형을 모조리 머릿속에 암기한다. 그리고 썰물때 바닷물이 고인 웅덩이에 둥지를 트는데 문어나 왜가리 같은 적으로부터 잡아먹힐 것 같으면 옆웅덩이로 점프를 한다. 이 얼마나 놀라운 기억력인가!!!
일본자리돔과 레몬자리돔은 서태평양 산호초에 사는데 인간의 눈에는 똑같아 보인다. 하지만 이들은 피아식별을 아주 명확하게 잘 한다. 그 이유는 자외선으로만 구별할 수 있는 독특한 얼굴패턴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즉 이들은 자외선까지 구별할 수 있는 시각스펙트럼을 갖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외에도 정말 놀라운 물고기들의 특징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다. 우리가 물고기라고 할 때, 이는 지구상의 척추동물중 60%를 지칭한다는, 그만큼 물고기가 엄청난 수를 차지한다는 사실도 처음 알게 되었다.
그리하여 이 책을 다 읽을 때쯤엔 물고기에 대한 나의 시각도 바뀌게 되었다.
물고기와 우리는 한마디로 '노는 물'이 다르기에 모를 뿐, 우리가 물속에서 소리낼 수 없고 울수 없는 것처럼 물고기도 물밖에서 소리내고 울 수 없을 뿐 모든 것을 느끼고, 생각할 수 있는 개체라는 것을.
인간이 단지 즐거움을 위해 하는 낚시, 이를테면 '도시어부' 같은 예능프로그램을 생각해보라. 만약 그들이 잡는 것이 토끼, 사슴, 참새라 하면 이렇게 즐겁게 볼 수 있을까? 당장 동물학대로 난리가 날 것이다. 물고기는 뭐가 다른가? 물고기도 결코 다르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