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취예측모형
최동석 지음클라우드나인
( 출판일 : 2021-12-20 )
작성자 :
이○묵
작성일 : 2024-06-25
페이지수 : 472
상태 : 승인
벌써 20년이 다 되어가는 대학 시절 경영학과 애들이 인사조직론 교과서를 들고 다니는 것은 종종 보았지만, 그 책 안에 뭐가 들어 있는지는 궁금해 하지도 않고, 알려고도 하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다. 세상에 나와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내가 당하는 부당함과 어처구니 없음을 설명할 길이 필요했고, 그러다 보니 관련된 책들을 읽게 되었고, 그럼 그런 부당함이 원천적으로 봉쇄되어 이런 고통을 겪는 이가 없게끔 하기 위해서는 어떤 대안이 필요할지에 대한 문제의식이 나를 이 책으로 이끌었다.
쉽게 말하자면 이 책의 내용은 회사나 공직에 들어가서 높은 성취와 생산성을 이룩하는 사람의 '역량'은 무엇이고 그러한 내적 특성을 무엇으로 과학적으로 분별할 수 있는지를 설명하는 책이다. 어떤 높은 자리에 어울리는 사람을 선발함에 있어 스펙이나 학벌, 말고 다른 단어가 생각나지 않는다면 한번쯤 귀기울여 볼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앞서 읽은 조용헌의 내공이라는 책에서도 학자는 책상머리에서만 있으면 안되고 재야의 고수들과 교류해야 된다는 의견이 있었는데, 이 책의 저자 역시도 학계와 현장을 아우르는 공통된 추상화 와 고민 끝에 내놓은 저서인 듯 하다.
한국에서 독일식 성취 예측 모형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한국식 서열화 계급화 차별화 경쟁화 아래의 인사고과 제도 같은 건 좀 내다 버리고 분권화 자율성, 네트워크의 원칙에 따라서 국가운영 패러다임을 재설계해야된다는 주장이다. 여기에서는 민주당이든 국힘이든 모두까기 인형이기때문에 진짜 사람이 살기 위해선, 한국이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 인사를 HR로 봐야 하는지 아니면 성장가능한 적재적소에 배치할 인간으로 봐야하는지 이 고민에 충실했다고 볼 수 있다.
아마 이 책의 내용이 정통적인 인사조직론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이 답습하는 일본과 영미권의 인사조직에 관한 체계(주로 피라미드식, 총독식)와 독일등 유럽에서 이용하는 인사체계는 사뭇 다르다는 점에 놀랐고, 주 4일제 이전에 이런 시스템의 도입 없이는 걍 생산성만 줄어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우리나라 역사의 오점인 건국 즈음하여 청산되지 못한 친일파와 그 아래에서 그대로 유지되어버린 일제총독식의 관료제가 아주 탈탈 털리지 않고는 개혁이니 뭐니 하는 것도 말짱 도루묵이 될 허황된 언어에 불과하다는 것을.
아무튼 갈팡질팡하던 독서 행로에 나름 건설적인 생각을 할 기회를 제공해 준 저자에게 감사드리며 글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