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딜레마 : 당신의 행복과 소비는 어떻게 은밀히 설계되는가?
윤재영 지음김영사
( 출판일 : 2024-05-02 )
작성자 :
조○행
작성일 : 2024-06-21
페이지수 : 280
상태 : 승인
이 책은 저자가 전작 「디자인 트랩」출간 이후 강연에서 "디자인 트랩이 나쁜 건가요?"라는 질문을 받고 이어진 고민에서 출발한 책이다. 사용자에게 편리함, 효율, 즐거움, 위로와 같은 중요한 가치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어쩔 수 없는 부작용인 디자인 트랩을 나쁘게만 볼 수 있느냐. 그 딜레마에 대해 폭넓게 다루며 옳고 그름에 대한 논의와 기준이 부족한 현시대에 함께 고민해보고 싶은 마음에 이 책을 저술했다고 저자는 밝힌다.
사실 내 눈에 먼저 들어왔던 건 이 「디자인 딜레마」였다. 책 소개를 읽고 관심이 생겨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전작을 먼저 읽어봤던 거였다. 기대한 만큼 흥미로웠고,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주제들에 대해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
그중 저자가 많은 주제를 관통하며 반복적으로 제기한 논점은 'AI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하는 점이다. 저자는 인간과 흡사한 모습으로 진화한 AI를 사람처럼 인식하여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거론한다.
외로운 사용자들이 AI 챗봇에 의존하며 오히려 사회적 관계로부터 더 고립되거나, 미성년 사용자가 신뢰 관계를 형성한 AI로부터 편향되거나 불건전한 정보를 전달받았을 때 가치관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등의 문제를 지적하고, 그 밖에도 故人·유명인·종교 AI 관련 논란, AI 캐릭터의 인공지능권(權) 보호, AI의 성별 편향 등 AI와 관련된 다양한 화두를 제시한다.
저자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일관되게 주장한 것은 AI가 사람의 형상이 아닌 AI 자체로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과 같은 모습이나 행동은 우리에게 친밀감을 주기도 하지만, AI는 결국 사람이 만든 기술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하고 인간은 인간으로, AI는 AI로 남는 것이 판단 능력이 미숙한 미성년 사용자들을 위해서도 좋을 것 같다.
얼마 전 AI 산업 발달로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2030년엔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지난해보다 2배 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뉴스를 접했다. 정부의 전력수급기본계획에도 영향을 미치는 AI. 바야흐로 AI 전성시대다. 이미 우리의 일상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AI와 어떻게 공존해 나가야 할지 공론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