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 박경리 대하소설. 1 : 1부 1권
박경리 지음마로니에북스
( 출판일 : 2012-08-15 )
작성자 :
이○주
작성일 : 2024-06-18
페이지수 : 439
상태 : 승인
박경리 선생님의 대하소설 토지는 TV에서도 대하드라마로 여러번 방영했었지만 한번도 제대로 끝까지 본적이 없었는데 한번쯤은 토지를 꼭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혼자 소설을 읽으면서 드라마 배역의 얼굴을 떠올리는것도 소설을 읽었을때 찾는 나만의 묘미이다. 윤씨부인은 김미숙이였던가 강청댁 역할은 김여진이 참 잘했었지 별당아씨 이민영은 좀 아니지 않나 하면서 1권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함안댁 아마 내 기억으로는 드라마에서 양금석이 했었던것 같다. 함안댁은 김평산이 낙혼한 중인계급의 출신 여자지만 가난과 남편의 포악을 견디어내며 항상 새벽닭이 울때까지 베를 짠다. 들은 얘기도 많고 중인계급의 여자라 다른 아낙네를 은근하면서도 조용히 무시하는 부분도 살짝 있는 여자인데 이날은 두만네 시어머니 수의를 짓는날이라 동네 아낙네들이 두만네에 모여 베를 짜기도 하고 국수도 먹기도 한다.
함안댁은 이날 도망간 별당아씨와 하인 구천이에 대해 쑥덕거리는 여인네들에게 인연에 대해 얘길 하면서 사주는 속여도 팔자는 못속이더라면서 전생의 업에 대해 말한다. 어느 재상가에 사기장수가 하룻밤을 묵어갔는데 재상부인은 사기장수를 따라 도망을 쳤다. 재상은 벼슬을 내려 놓고 자기 부인을 찾아 연유나 알아봐야겠다 생각하고 길을 떠났는데 어느날 깊은 산골에 이르렀으나 밤은 깊고 해서 외딴 수숫대 움막집을 찾아 들어갔는데 아낙 하나가 밥상을 들고 들어오더란다. 그 아낙을 보니 재상의 아내 즉 자기 아내였다. 재상의 아내는 다 인연이 한 짓이라 아무말씀 마시고 돌아가 달라고 대답을 하길래 재상은 나오면서 왜 재상부인은 저렇게 거지꼴을 하고 험한 음식을 먹으며 화전을 일구며 고생고생을 하며 살까 오랫동안 생각을 해보고 집에 왔다. 그리고 전생록을 펼쳐 보았더니 재상은 중이였고 사기장수는 죽은 곰이며 부인은 이였단다. 어느날 중이 산길을 가다가 자기 몸에서 이 한마리를 잡았는데 살생을 못하는 중은 잡은 이를 어쩔까 하다가 마침 죽은 곰 한마리가 보여 거기다 이를 버리고 길을 떠났다고 한다. 그러니 인연이라는것도 잘살고 못사는것도 모두 전생에서 마련된것이 아니냐고 함안댁은 말한다. 나는 전생록에 대해 전부 믿지는 않는데 사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나한테 되게 밉게 말하는 상사, 일 떠맡기고 일찍 퇴근하는 선배등에 대해 친구들과 술마시면서 험담을 하기 일쑤였는데 이부분을 읽고 이분들이 나한테 전생에 어떤 의미였을까 한번쯤은 생각해보게 되었다. 상사나 선배같은 경우 전생에 내가 되게 그분들한테 못했었나 지금의 이생에 내가 그분들한테 잘하라는 의미인가 아니면 그들과 똑같이 되지 말라고 하는 반면교사의 의미인가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인연이라는것은 하늘에서 바늘을 던졌을때 곡식이 맞을 확률이라고 하던데 나에게 주어진 인연에 대해 저 사람 왜 저래 불평불만만 하지 않고 소중히 여기되 그렇다고 나한테 너무 함부로 대하는 사람한테까지 나를 희생하면서까지 생각하지 않고 재상처럼 전생을 생각하면 인간관계가 조금 수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게 되었다. 앞으로 20권의 토지 사뭇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