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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의 소녀시대

요네하라 마리 지음 ; 이현진 옮김마음산책 ( 출판일 : 2006-01-01 )
작성자 : 정○영 작성일 : 2024-06-18
페이지수 : 267 상태 : 승인
일본인인 요네하라 마리.

아버지가 공산당 대표로 체코의 공산당 잡지의 편집위원으로 일하게 되면서 그녀는 초등학교 시절을

체코 소비에트 학교(지금으로 치면 국제학교)에서 보내게 된다.

거기서 만난 리챠란 친구를 그녀는 이렇게 기억한다.

"정말 쨍하고 푸른 하늘이었어."

그리스 출신의 리챠란 아이는 그리스의 그 파스텔 톤의 파란 색을 잊지 못하던 소녀였다.

자연스럽게 구불거리는 검은 머리.

그리스 석상같은 각지고 두툼한 콧대와는 다르게

그녀의 입은 진흙탕과 심해를 넘나든다.

리챠는 미워할 수 없는 세 가지 미덕을 갖추었다.

퇴폐미.

"오늘 아침에도 부모님이 섹스하는 소리 때문에 내가 아침을 준비했다니까!"

"어떤 남자애가 그대로 발기해 버렸다니까. 어머 마리는 발기 몰라? 면봉처럼 딱딱해져야 섹스를 하지."

"동생 미체스가 수학 선생 갈라스랑 잤다니까 글쎄. 수학 점수 좀 올려달라고 말이야."

저자는 그녀 덕분에 성교육을 받았다며 재미있게 추억한다.

성숙미.

"남자를 볼 땐 말야. 이를 봐야 해. 이 상태야 말로 남자를 볼 때 수준을 드러내거든."

저자는 그녀의 말에 왠지 그럴듯 하다고 생각한다.

레닌의 생애라는 영상을 사상교육 시간마다 보는 편인데 그녀는 정갈하고 고급진 그의 집 가구들을 보며 묻는다.

"레닌은 집안이 좀 사는 편이었나 봐."

10살임에도 불구하고 통찰력이 대단하다고 느낀다. 10살에 그런 생각을 할 수가 있을까?

백치미.

갈라스 선생님이 2주간 2대의 경운기가 밭을 갈면, 1대는 몇 주가 걸리느냔 질문에 리챠는 당당히 "1주요"

라고 답하는 바람에 길고 긴 고통스런 대화를 겪는다. 갈라스 선생님은 적절한 비유를 들기 위해서 닭을 예로 든다.

"닭 한 마리가 2kg이야. 다리를 하나 들면 무게는 얼마지?"

"1kg이요"

아이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진다.

"너 몸무게 몇 kg이니?"

"그걸 왜 물어보시는 데요? ...45요."

"46이라 치자. "

"왜 무게를 올리시는 데요?"

"휴. 44kg이라 치자. 한 발을 들면 몸무게가 몇이니?"

"22요."

"일어나 봐라. 한 발 들어봐."

"앗. 44kg네요."

"너는 그대론데 왜 닭은 반으로 줄어들까?"

"어멋, 저랑 닭이랑 비교하시는 거에욧?"

그리고 엉엉 울어버리는 그녀. 갈라스 선생님도 두 손 두 발 다 든다.

그녀는 절대로 커서 의사가 되지 않겠다고 마리에게 털어놓으며 말한다.

"나는 남자애들 줄 세워서 사귈거야. 모델같은 직업을 가져서."

일본으로 돌아가야 했던 마리는 편지를 주고 받다가 연락이 끊긴다.

시간은 30년쯤 지나 역사의 격변을 겪는다. 체코는 소련군에 의해 점령 되고

그 소련의 붕괴로 독일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다.

95년에 마리는 체코에 들러 옛 친구 리챠를 찾는다.

읽고 있던 나도 이제 리챠를 얼른 다시 보고 싶어 죽을 지경이다.

이 능구렁이같기도 하고, 조숙해 보이기도 하고, 백치미도 보이는 여학생이 어떻게 자랐을까?

기막히게 잘생겨서 선생님마저 홀딱 반해버리게 만든 리챠의 남동생 미체스는?

수소문에 수소문을 거쳐서 겨우 찾아낸 리챠의 얼굴을 보고 주인공은 깜짝 놀란다.

"리챠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게 아닌가?"

백의를 입은 퉁퉁한 리챠의 아버지가 서 있었다.

"마리!"

리챠는 그녀에게 볼을 부볐다. 리챠는 의사가 되어 있었고, 연애는 몇 번 해보지도 못한

그러나, 가난한 이주민들을 위한 의사가 되어 있었다.

남동생 미체스는... 전아내에게 이용 당해 교도소까지 드나드는 신세가 되었다.

결론만 들으면 참 재미가 없지만, 리챠를 직접 만나 육성으로 듣는 이야기는 감칠맛이 난다.

꼭 직접 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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