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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킹제이

수잔 콜린스 지음 ; 이원열 옮김북폴리오 ( 출판일 : 2012-01-01 )
작성자 : 윤○석 작성일 : 2024-06-15
페이지수 : 408 상태 : 승인
주인공은 판엠이라는 독재 국가를 전복 하려는 혁명군의 상징이다.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 보면 주인공인 캣니스는 혁명 따위에 별 관심이 없었다. 그저 스스로를 사랑했고 주변을 사랑했을 뿐이다.

판엠이 반란군에게 본보기를 보이기 위해 73년 간 헝거 게임을 진행했고 74년 헝거 게임 당시 주인공의 동생이 헝거 게임의 조공인으로 뽑혔다. 주인공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자원이라는 나름의 규정을 통해 동생을 대신해 헝거 게임에 참여하는 조공인이 됐다.

헝거 게임은 그냥 게임이 아니다. 목숨을 걸고 하는 게임이다. 판엠의 독재 아래에 놓여 있는 총 12개 구역에서 뽑힌 24명의 조공인이 서로를 죽여야만 살아 남는 궁극은 혼자만 살아 남아야만 우승자가 되는 그런 게임이다.

인간에게 있어 삶은 목숨은 한 번 뿐이다. 아무리 친동생이지만 쉽게 대신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인 캣니스는 동생을 위해 기꺼이 죽을 수 있는 죽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게임의 참가자인 조공인을 자원한다. 사랑이다. 가족에 대한 지극한 사랑. 그거 말고는 설명할 수가 없다.

게임 도중 같은 구역에서 참여한 남자 조공인인 피타가 있다. 마지막엔 같은 구역 출신의 조공인이라 할지라도 결국 죽여야 한다. 우승자는 한 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대한 구역 내에서 우승자가 나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일단은 힘을 합친다. 그 힘을 합치는 방법이 역시 사랑에 기대는 방법이다. 가짜 사랑이긴 하지만 여하튼 사랑이다.

같은 구역의 남녀 조공인, 당장은 힘을 합치지만 결국엔 서로 죽여야 하는 사이 그런데 그런 사이가 사랑을 한다면? 이보다 사람들의 흥미를 끄는 일은 없을 것이다. 애초에 헝거 게임은 각 구역의 참가자들에겐 목숨을 건 사투지만 판엠의 지배층에게 있어선 그저 TV의 자극적인 예능 프로그램에 지나지 않는다.

단순 비교할 순 없지만 헝거 게임을 즐기는 판엠의 수도인 캐피톨에 사는 지배층은 헝거 게임을 우리 드라마인 '사랑과 전쟁'을 보는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한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살아 남기 위해 캣니스와 피타는 사랑을 하는 척을 한다. 하지만 이들은 혈기 왕성한 젊은이들이다. 말 한마디에 가슴이 뛰는 사랑을 할 수 있는 시기의 젊은이들이다. 살아 남기 위해 시작한 사랑 연기인데 서로 슬슬 헷갈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애초에 캣니스는 몰랐지만 피타는 어렸을 때부터 캣니스를 짝사랑해 왔다.

더 비극은 캣니스가 헝거 게임에 조공인으로 참여하기 직전 까지 확실하진 않지만 게일이라는 다른 남자와 사랑을 나누는 것 같은 늬앙스를 풍겼다는 거다. 신체적으로 깊숙한 접촉까지 간 관계는 아니지만 같이 사냥을 하며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서로 알게 모르게 만약에 사랑을 한다면 혹시 결혼을 한다면 캣니스는 게일과 게일은 캣니스와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 시점에 그야말로 비극적으로 게임에 끌려 가 캣니스 입장에선 특별히 관심도 없었던 피타와 사랑 연기를 하게 된다.

삼각 관계라는 표현으로 퉁 치기엔 참 복잡 미묘한 상황이 연속적으로 일어 난다. 헝거 게임을 대충 보면 독재 국가인 판엠을 혁명의 상징인 캣니스가 모킹제이가 되어 전복 하려는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가만히 보면 캣니스와 피타 그리고 게일의 사랑 이야기다.

영화를 봤을 때도 그랬고 소설을 읽는 동안 내내 캣니스의 짝은 과연 누가 맞는 건가? 누가 어울리는 건가? 를 계속 고민했다. 짝사랑이지만 시작은 피타가 먼저 했고 서로 사랑으로 시작하진 않았지만 사랑으로 가기 직전 까지 자연스러운 관계를 만들어 온 건 캣니스와 게일이다.

그런 그들이 헝거 게임이라는 소용돌이 속에 놓이면서 순서가 마음이 뒤죽박죽 엉망진창이 된다. 서로를 사랑 그리고 애증하는 마음은 웃기지도 않게 혁명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먼저 다 보고 소설을 읽는 내내 그래도 게일과 함께 하는 게 맞지 않나 하는 아쉬움이 계속 들었는데 마지막 캣니스의 독백인지 작가의 자연스러운 설명이었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캣니스도 불의 성격 게일도 불의 성격을 가지고 있어 결국 둘은 어울리지 않았다는 한 문장을 통해 그래, 맞네! 맞어. 뜨거운 불인 캣니스를 감쌀 수 있는 건 피타가 더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사랑이라는 게 꼭 퍼즐을 맞추듯이 이러저러 어울리는 사람들이 하는 건 아니지만 문득 빵을 굽느라 늘 뜨거운 오븐과 함께 한 피타가 불의 성향을 가진 캣니스를 역시 불의 성격을 가진 게일보다 더 잘 보듬을 수 있었던 거 아닌가 하는 말도 안되는 생각도 해 본다.

여하튼
그게 무어든 확률의 신이 당신 편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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