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재밌어서 잠 못 드는 뇌과학
테오 컴퍼놀 지음 ; 하연희 옮김생각의길
( 출판일 : 2020-01-15 )
작성자 :
이○묵
작성일 : 2024-06-14
페이지수 : 234
상태 : 승인
나는 종종 내가 성인 ADHD가 아닌가 의심한다. 빨래 돌리려고 나갔다가 자동 걸어놓은 게임 돌려놓은 것을 망각하고, 게임 다시 잡다보면 세탁기에 세제 집어넣는 것을 깜빡하며, 화장실에 세수하러 들어갔다가도 거기 걸려있는 걸레가 너무 더러워 걸레를 빨다가 내가 여기 뭐 하러 왔는지 본분을 잊는 상태가 많다.
제목은 어그로성 돋히게 썼지만 막상 알쓸신잡에 나왔던 정재승 박사의 얘기만 들어봤지 뇌과학 분야의 책에 관심은 많지만 (511.1813 청구번호 시작을 잊지도 않는다. )책등만 보아왔지 책 내용을 들여다 본 적은 없었는데 이 기회에 보게 되어서 도서관 행사기획 담당 선생님께 감사를 드리는 바이다.
책을 어쩌다 마지막 장부터 펴 보게 되었는데, 맙소사 하필이면 딱 편 페이지가 내가 평소에 갖고 있던 문제의식을 훅 잡아끄는 정보가 나오는 것이 아닌가. 내용을 전체적으로 휘리릭 넘겨보니 챕터 간격도 주의력 산만 친구들도 쉽게 읽을 수 있게끔 3~5페이지 정도로 짧게 맺어져 있으며, 그마저도 모두 모아 250페이지가 넘지 않는다. 두께에 쫄아서 안 읽고 있었는데 매우 의외라 할 수 있겠다.
최근에 빌려서 먼저 읽고 있는 학습법 책이나, 인사 조직론 관련 책을 보면 유럽계 사람들이 노동시간은 짧고 노동생산성은 높다는 얘기가 공통적으로 나오는데, 비슷한 주제에 대해 쓰여진 각 나라별 책을 비교해 봐도 확실히 그런 면이 있다고 본다. 전에 도파민 이야기는 보다가 자서 그냥 다 못보고 반납했던 것으로 기억하기 때문이다.
서문부터 봐라 한 페이지를 안 채우는 서문이라니 혁명적이지 않은가. 그냥 작가가 독자에게 전하는 인사말 수준이다.
책의 논지는 ICT (정보통신기술 내지는 정보소통기술?)에 항상 연결되어 있는 상태가 되면 업무 효율도 안오르고 창의성이 발휘되지 못한다는 이야기인듯 하다. 하지만 이 글을 읽고 있는 지금도 게임 한판 하고 자동사냥 한 건 돌리고 와서 앉아 있을 따름이다.
이런 나를 경책하기 위함인가, 정보통신기술은 성공한 전문가 혹은 커넥티드 소비자라는 두 가지 관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읽어보지 않아도 알 것 같다. 난 커넥티드 쪽에 서 있겠지. 흥미롭지만 관련 없는 정보를 끊임없이, 무차별적으로 내보냄으로써 소비자의 관 심을 사로잡는 것이라고 한다. 인스타그램에서 릴스 신나게 돌려보고 카카오에서 커뮤니티 글 전부 숙독하고, 이전엔 짱공유같은 커뮤니티 웃게에서 살다시피 하는, 심심함을 때우기 위해 쉬게 되는 여러가지 행동들..더 나열하지 않아도 알 것 같다. 반면 바람직한 쪽으로 표현되는 성공적인 정신노동자는 정보통신기술을 능동적으로 사용하여 정보검색, 처리 생산 창조에 주력을 한다고 한다. 그리고 왜 언제 얼마나 지속적으로 할지 결정하는 쪽이라고 한다. 반대로 커넥티드는 이런것을 결정당하는 쪽이라고 하고.
카카오 대리의 경우 콜이 안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포인트 제도를 도입했다. 기존 대리기사들이 쓰던 어플인 로지의 숙제의 변형과도 같은데, 일단 1000점을 모아야 하고, 1000점을 빠르게 올리려면 9시부터 새벽 1시 피크시간 대에 싸구려 콜들을 그러모아야 한다. 그러면 사방에서 좋은 콜들을 우선해서 몰아주기 시작하는데, 그렇게 시스템을 바꾸더니 아침에 3교대하고 한잔 끼울이고 숙취운전이 아닌 주간 음주운전을 양심적으로 귀가하는 손님들을 몰아주는 나에겐 언제나 똥콜조차 잘 보이지가 않는다. ICT가 내 행동을 보상을 통해 유도하려 하였지만 응 웃기지마 하고 내가 게으름으로 맞불을 놓은 상태였던 상황으로 이 책을 읽고 다시 해석하게 되었다. 아 이걸 먼저 알았다면 작년 프로젝트 발표회 때 좀 더 심사위원의 귀를 사로잡을 후크를 던질 수 있었을텐데 아쉽다. 아마 내가 아쉬워해야 할 것은 그뿐만이 아닐것으로 사료되고 있지만 말이다.
분명히 내가 어릴 때는 반사신경의 뇌가 뭔가 마비되어 있고 사고력이 대단했던 것 같기도 한데, 지금은 완전 본능의 화신인거같다.
어쩌다 이렇게 바보가 되었을까? 사고력의 과잉은 똑똑한 사람 소리를 듣기도 하겠지만 한발짝 옆으로 자빠지면 바로 미친놈 소리를 듣게 되기 때문인걸까? 평범해지기 위해서 미국에서 15만불 연봉 받을 수 있는 뇌를 썩혀버린 건 아닌가 하는 망상회로가 돌고 있다.
생각하는 뇌는 한번에 하나만 할 수 있고, 지속적인 주의와 집중이 필요하며, 연산 속도가 느리다고 한다. 그런 주제에 에너지 소모가 심하고 피로도도 빨리 느낀다고 한다. 하긴 요즘 돌고 있는 딥러닝 LLM의 경우도 한번 질문 대답할때마다 얼마 정도의 냉각수가 증발한다고 하더라. 빡치는 질문 받으면 가끔 스팀도 오르지 않겠는가.
보다 보니 업무에 집중 중에 이메일 하는 것이 생산성 면에서는 도움이 안 된다고 한다. 근데 전에 읽은 업무능력 좋은 회사원 관련된 책에선 그런 사소한 일에 처리하는 응대 시간이 빨라야 능력있는 사람으로 인정받는다고 한다. 어느 장단에 맞춰주리?
회사에 신입으로 배치되어 있다는 환경은 대체로 그냥 사람의 주의를 해태시킬 수밖에 없게끔 되어 있다. 그런 와중에 집중이 가당키나 한가? 뭔가 능력을 인정받으려면 집중해서 이뤄낸 무언가가 있어야 하는데, 집중할 시간을 업무시간에 주지 않는다. 한국의 그지같은 생산성의 윤곽이 잡히지 않는가? 이럴땐 집중중이라고 사내 메신저에 표시라도 남겨야 하나 싶지만 상사가 부르면 뛰어가야지 그렇지 않은가?
그리고 멍때리기의 효과 관련해서, 샤워하다 아이디어가 떠오른다는 말을 세이노의 가르침에서도 했었고, 최근 읽은 공부 관련 책에섣 했었으며, 이 책에서도 언급하고 있다. 그 그림자에는 업무중에 창의적인 생각이 떠오른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는게 매우 우습다. 이에 대응하여 이 책에서는 유연한 사무공간이라는 것을 제시한다. 유연한 사무공간 하면 애플이나 구글따위의 업무 환경을 생각하게 되는데 그런 곳에서 나타난 창조성이라는 것이 고작 다른 사람의 주의를 빼앗아서 자기네 기기나 사이트에 사람을 속박하는 일이라고? 환장할 노릇이다.
아무튼 뇌가 속박되어 있는 다섯가지 상태를 명시하고, 그것에 대해 다섯가지 안티테제로서의 해결책, 더불어 운전중 휴대전화 사용 금지를 별전으로 강조하였다는 점이 이 책의 골자 되겠다.
1. 하루에 두 차례 45분 씩 디스커넥티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하루 중 뇌가 가장 잘 작동하는 시간을 찾는다. 저자는 자고 난 아침을 추천하였다.
2. 멀티태스킹에 대응되는 일괄적 태스킹. 일의 종류별로 분류하여 묶어서 처리한다는 이야기다. 업무간 전환을 막고 작업 난이도가 높을수록 휴식이 길어야 된다.
3. 스트레스 관리 일시정지 기능 활용- 단 1분간의 초 단기 휴식
4. 수면의 질 관리
5. 업무 생산력을 높이고 뇌의 창조성을 높여주는 업무환경 조성(소통 위주의 환경과는 많이 다름) 기업가들 필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