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립도서관 독서마라톤

앤 브론테는 브론테 자매 중에 아마도 제일 알려지지 않은 작가일 게다. 나 또한 이 책에 대한 정보를 거의 들어본 적이 없었으니까. 그리고 언니들의 작품과는 좀 다르게 '아그네스 그레이'는 수수하며 대단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다루지만 사실 그 소박함에 이 소설의 장점이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 아그네스 그레이는 집안 사정이 어려워짐에 따라 입주가정교사로 취업하게 된다. 그리고 우리가 흔히 귀족로맨스에서 보는 우아한 가정교사로서가 아니라 통제 안되는 어린 아이들과 가정교사를 믿지 않는 부모 사이에서 고급하녀 취급을 받는 정말 현실적인 가정교사로 근무하게 된다. 첫번째 집에서는 거의 쫓겨나듯 나오게 되고 두번째 집에서는 고용주인 귀족들의 허상을 쫓는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즉 저자는 이 소설을 통해 빅토리아 시대의 계급 문제를 다룰 뿐만 아니라 독립적인 중류층 여성의 모습도 보여준다. 또한 주인공의 소박하고 바른 심성의 가정을 보여줌으로서 영국 중류층이 추구하던 삶의 가치도 보여준다.
이 소설까지 해서 나는 브론테 자매 세 사람의 책은 다 읽어본 듯 하다. 어쩜 이렇게 세 자매가 다 글을 잘 쓸까? 나는 아그네스 그레이의 가정이 아니라 브론테 자매의 가정이 참으로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