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내 이름을 이렇게 지었어?: 좀벌레부터 범고래까지 우리가 몰랐던 야생의 뒷이야기
오스카르 아란다 지음 ; 김유경 옮김동녘
( 출판일 : 2020-11-25 )
작성자 :
심○희
작성일 : 2024-06-05
페이지수 : 317
상태 : 승인
이 책은 멕시코 출신의 생물학자이자 바다거북 지킴이인 작가가 여러 곤충과 동물들의 이름에 얽힌 사연이나 생활습성, 특징들을 이야기해주는 책이다. 인간이 동물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멋대로 지은 이름의 어원이나 그에 대한 오해를 푼다는 게 흥미로워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는데, 이게 오히려 중간에 살짝 흥미를 떨어뜨리는 아이러니가 발생했는데, 지역과 언어에 따라 같은 동물이라도 부르는 말이 나라마다 다 다르기 때문이었다.
이를테면 범고래편에서 작가는 범고래가 무리를 지어 심지어 고래를 사냥하기도 하지만 이는 생존을 위한 거지 단순히 재미를 위해 죽이지는 않는다고 얘기를 하는데, 사실 중반까지 작가의 정확한 의도를 몰랐다. 그러다 범고래의 영어 이름이 'killer whale'(살인자고래) 이고 작가는 이 살인자라는 오명을 벗겨주기 위해 해명 아닌 해명을 했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 이런 식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어려운 책은 아니다. 생물 학자답게 전문 지식도 나오지만 어릴 때부터 자연과 함께한 남다른 경험 덕분에 그의 풍부한 경험담을 읽는 재미도 있다.
읽다가 문득 우리말의 어원도 궁금해져 검색을 좀 해보았다.
범고래는 호랑이 범자를 썼으니 바다의 호랑이쯤으로 부른 듯하고, 재미있는 건 북한에서는 범고래를 솔피나 큰물돼지라고 부른다고 한다. 문어는 무척추동물중 가장 뇌가 큰 무척 똑똑한 동물이라고 하는데, 한자 글월 문자를 써 '문어'라고 이름 붙인 우리 선조들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던 걸까?
잠자리의 어원도 재미있었는데, 우리말 잠자리는 '잔 자리'에서 왔으며, '잔' 은 잘다 라는 뜻이고, 자리는 왕골,갈대 등으로 짠 깔개를 말한다고 한다. 얇고 투명한 그물 모양의 잠자리 날개를 보고 지은 이름인 듯하다. 영어 이름인 'dragonfly' 보다는 왠지 더 문학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곰은 어원은 찾지 못했지만, 토템 신앙의 숭배 대상이어서 '고맙습니다' 가 곰에서 파생된 말이라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어릴 때 반딧불이를 흔하게 보고 자란 작가의 환경이 부럽기도 했고, 자연과 동물을 사랑하는 아들을 위해 그런 환경을 만들어주고 지지해준 그의 부모님이 대단해 보였다.
작가의 말처럼 우리에게 필요한 건 하늘과 숲, 바다를 보고 그저 마음을 여는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