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사람들: 이유리 장편소설
이유리 지음문학동네
( 출판일 : 2026-02-20 )
작성자 :
안○화
작성일 : 2026-08-23
페이지수 : 352
상태 : 승인
구름 사람들 -이유리 장편
21세기 대한민국은 고층 빌딩이 숲을 이루고,
너도나도 높은 펜트하우스 꼭대기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살기를 소망한다.
집이 없고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구름 위,
아이러니하게도 `오하늘`이라는 이름을 가진 주인공은 태어나보니 하늘 위.
구름 사람이 되어있었다.
이 책을 보고 자연스럽게 땅 사람들에게 이입이 되었다면
적어도 돈에 대해 큰 걱정 없이 살아온 사람일 것이다.
나는 반대였다.
단 한순간도 구름 사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나를 보며 흠칫 놀라다가도
남들은 추억이라고 말하는 어린시절의 구질구질 했던 가난이 떠올랐다.
전쟁 직후도 아니고 우리 부모님 세대에나 겪었을 법한.
흐린 사진처럼 지나가는 몇 컷의 사진이 머릿속에 박혀있다.
먹고 살기 힘들다고 3녀 1남 네 자녀 중 가장 쓸모없던 셋째 딸인 나를
멀고 먼 250KM 떨어진 고모댁으로 보내버린 일.
수업료와 육성회비를 제때 내지 못해 칠판에 번호가 적히고
날마다 서무실에 불려가서 혼나며 언제까지 낼거냐 추궁을 받던 일.
아빠의 가정폭력으로 엄마의 입술이며 눈이 터져서 방바닥에 피가 뚝뚝 떨어져 있던 일.
형제들이 나만 빼고 똘똘 뭉쳐 초등학교 1학년인 나를 가방을 들고 집 밖으로 나가게 만든 일
(지금도 아찔한 건, 나는 너무 화가 나고 억울해 녹이 슨 부엌칼을 들었었다).
도박 빚으로 쫓겨다니던 아빠를 찾아온 시커먼 아저씨들이 다락에 숨자,
천진하게 `우리 아빠 다락에 있는데`했다가 엄마한테 머리채를 밟혔던 일.
공장을 다니는 엄마 대신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집안일을,
괴팍하고 폭력적인 할머니에게 맞으면서 했던 일.
생각해보면 너무 끔찍한 기억들이다.
내가 어찌 범죄자가 안되고 오히려 이렇게 FM으로 살아남았는지 생각할 때마다 아찔하기도 신기하기도.
신세 한탄을 하자면 끝이 없다.
확실한 건 나는 지금도 구름 사람이다.
배를 곯거나 기초수급자가 되어있다는 것은 아니다.
21 세기형 구름 사람.
회사 동료들은 차를 바꾸고 백화점에서 산 발사믹을 샐러드에 뿌려 먹을 때,
나는 한 달에 두 번 정도 시켜 먹는 배달 음식의 가격에 벌벌 떤다.
광고를 보면 몇 원 씩 주는 재테크에 목숨 걸며 하루 2시간을 투자한다.
할아버지를 이은 아빠의 도박 빚 여파다.
이렇게 사는 것이 행복하지 않다.
그런데 부끄럽지는 않다.
나는 아주 열심히 살고 있고
아이와 둘만 독립해서 살 꿈을 꾸고 있다.
나는 집도 없지만 빚도 없다.
집이 생기면 빚도 생기겠지만 그걸 최소화 하기 위해 나의 루틴을 유지한다.
주인공은 방송국 PD의 제안으로 합법적인 구걸?을 선택한다. 동생의 목숨 값이다.
나는 언제 충전해야 더 이익인지, 버스 정기권을 충전하는 날짜를 고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