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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통의 차별: 취재 중에 만난 차별과 혐오의 얼굴들

전혼잎 지음느린서재 ( 출판일 : 2023-10-18 )
작성자 : 이○비 작성일 : 2026-08-11
페이지수 : 244 상태 : 승인
나는 예전에 횡단보도에 주차한 차를 안전신문고로 신고하는 취미를 가진 적이 있다. 왜냐하면 횡단보도에는 인도로 진입하는 경사로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그때의 나는 병원에 입원한 가족을 태운 휠체어를 끌고 병원 근처를 산책을 했다. 그런데 횡단보도에 주차한 차 때문에 이동하는 데 많은 불편함을 겪었고 화가 났다. 본인의 편의를 위해 횡단보도에 주차했으니 휠체어 이용자들을 힘들게 한 벌을 받아야 한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안전신문고를 이용하기 시작했고, 불법 주정차 신고는 병원 근처를 20분만 돌아다녀도 3~4건은 거뜬히 할 수 있었다. 내가 직접 불편함을 겪은 이후로 나는 교통약자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됐다.

이 책에서는 기자로 활동했던 저자가 취재를 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차별을 받는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책을 소개하는 말 중 하나처럼 "우리 사회에 공공연하게 퍼져 있지만 누구나 모른 척하고 싶어하는 불편하고 시끄러운 차별과 혐오의 민낯들"이었는데, 잘 알고 있는 사례도 있었고 잘 모르는 사례(전세 차별 등)도 있었다. 하나의 주제마다 너무 길지도 짧지도 않은 분량으로 구성되어 있고, 읽기 쉽게 쓰여 있어서 빠르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일지의 제목으로 쓴 "그렇게 차별이 하고 싶으세요?"는 책의 챕터명을 따서 적은 것인데, 책을 읽다보면 절로 저 소리가 나온다. 차별이...그렇게 하고 싶으세요? 부끄럽게도, 이 책에서 내가 차별하는 입장인 이슈도 읽었다. 바로 난민에 대한 이야기다. 책에서 사람들이 난민을 반대하기 위해 주장하는 근거를 나열하는데, 나도 예전에 인터넷에서 보고 동의했던 말들이었다.

내 생각에 사람들이 의식적으로, 또 무의식적으로 차별을 하는 이유는 '내가 절대 될 일 없는 존재'라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다. 나와 남(내가 절대 속하지 않을 집단)으로 구분하고 내가 아닌 남은 비정상적인 존재로 규정하고 배제하고 차별한다. 나는 여자/어린이/노인/교통약자/이주민노동자 등등이 아니니까 저들의 힘듦을 모른 척 해도 상관이 없는 거다.

저자는 본인이 이렇게 약자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본인의 특별한 신념이 있어서가 아니라, 회사에서 마이너리티 취재(사회적 소수자의 삶을 조명하는 인권 보도)를 담당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나도 휠체어 이용자가 되고나서 약자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내가 미래에 난민이 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있을까. 전쟁과 기후 위기가 일상이 된 시대에서 먼 미래에 내가 어떠한 상황으로 약자의 입장이 될지 모른다. 나중에 내 안위를 위해서라는 이기적인 이유에서라도, 나부터 약자에 대해 포용적인 입장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른 사람들도 숭고한 마음가짐이 아닌 각자의 이기적인 이유로 약자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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