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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켄 키지 지음 ; 정회성 옮김민음사 ( 출판일 : 2009-01-01 )
작성자 : 김○수 작성일 : 2026-08-06
페이지수 : 525 상태 : 승인
올해 읽었던 책 중 가장 마음의 울림이 있었던 책이었다.

1. 억압하지만 짓눌리지 않는다.
주인공 맥머피는 다소 과격해보이고 자유분방해 보인다. 어떤 면에서는 이기적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그러나 그는 인간을 개조해야할 존재로 보지 않는다. 정신병원에 있는 환자들을 보며 그들에게 즐거움와 자유를 안겨준다.
물론 병원의 규칙을 위반하는 행위이긴 하나 인간성의 과도한 억압에 대한 반향일 뿐이다.
그가 오기 전까지 모든 환자들은 수간호사의 권위에 복종하며 살아왔다.
그렇지 않을 경우 '치료'라는 명목하에 비인간적인 의료행위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맥머피도 끝내 '치료'를 피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가 남긴 '자유'라는 유산을 전수받은 브롬든에 의해 영원한 자유이자 숭고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2. 기성세대와 신세대, 사회와 인간
맥머피와 병원(정확히는 수간호사와 조수들)의 갈등은 집단을 대표하는 것처럼 보인다.
세대간의 갈등일 수도 있고, 획일화된 사회제도와 자유로운 인간의 대결처럼 보이기도 한다.
혹은 관습이 전수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반향일지도 모른다.
그게 무엇이든 그는 그 모든 틀을 깨뜨리는 선택을 했다.
그 과정에서 억압의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를 파괴하는 인물(빌리)도 있고
끝까지 저항하다 숭고한 희생을 하는 인물(맥머피)도 있다.
그리고 누군가는 그의 희생을 다음세대에 전수하기도 한다.(브롬든)

3. 인디언과 백인
이야기의 화자인 브롬든은 인디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인물이다.
그는 벙어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벙어리인 척 연기한다.
누구도 그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기 때문에 스스로 그렇게 되길 자처한 것이다.
서구사회가 아메리카대륙을 정복하고 인디언들이 억압받던 시기.
그 중심에 있었던 사람들의 정체성은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그들은 동쪽으로도, 서쪽으로도 가지 않는다. 그 어느쪽도 아닌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가버린다.
그리고 스스로 벙어리이기를 자처한 브롬든의 마음을 연 것은 다름아닌 맥머피였다.

4. 영화에 대하여
소설을 다 읽자마자 밀로스 포먼 감독의 영화를 보았다.
50년 전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낡고 오래된 영화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잭 니콜슨은 맥머피 역을 완벽하게 소화한 것 같다.
특유의 거칠지만 인간에 대한 애정이 있는 모습을 너무나도 잘 표현했다.
영화의 끝부분에서 나오는 맥머피의 말로 표현하기 힘든 미묘한 감정을
클로즈업하는 장면은 가히 압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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