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우울을 말할 용기: 정신과 의사에게 찾아온 우울증, 그 우울과 함께한 나날에 관하여
린다 개스크 지음 ; 홍한결 옮김윌북
( 출판일 : 2023-11-20 )
작성자 :
남○진
작성일 : 2024-06-03
페이지수 : 294
상태 : 승인
몇년 전이었던가. 서점가에 돌풍을 일으켰던 책의 제목은 '죽고싶지만 떡볶이는 먹고싶어' 였다.
쌩뚱맞은 제목만큼, 내용은 우울증을 이겨내기 위해 정신의학과와 정신병원을 다녀왔던 작가의 경험담이어서, 가벼운 제목에 그렇지 못한 책이라는 생각이 남아있는 책이다.
그 책 내용중에 그런 내용이 있었다.
마음에도 감기가 든다고.
몸에 감기가 들면 병원에가서 주사를 맞고 약을 받아다 먹듯,
우울증은 그저 마음에 감기가 든 것 뿐이라고. 치료를 받고 약을 먹으면 괜찮아질 수 있다고.
요즘은 그래도 우울증에 대한 인식이 조금은 관대해진 편이지만, 여전히 정신의학과에 드나드는 사람에 대한 시선이 조금은 불편한것이 사실이다. 일반인들도 이러한데, 정신과 의사인 작가가 우울증이라니.
우울증에 걸린 의사가, 우울증에 걸린 환자를 치료할 수 있을까?
문득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라는 드라마속 주인공이 생각나는 내용이었다.
해당 드라마의 주인공은 정신병동의 간호사이고, 정신병동에서 퇴원한 환자가 자살했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깊은 우울감에 빠져 방밖으로 한걸음 내딛는것조차 힘들어한다.
그러다 정신병동에 입원을하고, 상태가 나아져 다시 일하던 정신병동으로 돌아오지만 환자의 보호자들의 시선은 차갑기만하다.
간호사가 우울증에 걸려 치료를 받았다해도 이러한데.
의사가 우울증에 걸렸다고 하면 어떤 반응일까.
수많은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인생 이야기를 들으면서 사실 우울증에 걸리지 않는게 가능할까, 싶기도 하고.
작가는 우울증을 치료하며 참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
치료해주던 의사가 우울증에 걸려 담당의를 바꾸기도 하고,
대학 동기에게 진료를 받기도 한다.
의사로 근무하고 있으면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으리라.
그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리고, 행동으로 옮겨낸 작가는 아직도 완벽히 우울감이 사라졌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약을 꾸준히 먹으면 일상생활에 별 무리가 없을 정도로 호전되었다.
'먼저 우울을 말할 용기'.
사실 우울증 치료의 첫 걸음이 아닐까 싶다.
나의 우울감을 인정하는 것.
나의 우울감을 알리는 것.
내 우울감이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현대인들은 모두 깊이가 다를뿐 모두 우울감을 조금씩 안고 살아간다고 한다.
힘들면 힘들다고 말하고, 아프면 아프다고 말하고 치료받는 일이 남의 눈치를 봐야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가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