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까지 가자: 장류진 장편소설
장류진 지음창비
( 출판일 : 2021-04-15 )
작성자 :
이○비
작성일 : 2026-07-21
페이지수 : 364
상태 : 승인
제목을 코스피 9,000 시대라고 쓴 이유는, 내가 이 책을 완독한 시기가 2026년 6월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에 한국 증시는 연이어 고점을 달성해서 코스피 7천, 8천을 달성했다는 축포가 터지고 기어이 9천을 찍었다.
그리고 이 일지를 쓰는 7월 21일 기준 코스피는 6,545이다. 현실에서 코스피가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롤러코스터를 탈 때, 책에서는 주인공 3인방이 탑승한 '이더리움'이라는 코인의 가격이 오르락 내리락하고 있었다.
주인공인 '다혜'는 화장실 문턱이 없어서 샤워를 하면 방으로 물이 새어나가는 원룸에서 살고 있다. 더 좋은 집에서 살고 싶지만 경제적 형편을 생각해서 타협한 곳이다. 이렇게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다혜는 같은 회사에 다니며 친하게 지내는 '은상 언니'로부터 이더리움을 소개 받는다. 은상 언니와 같이 이더리움의 차트를 보며 일희일비하고, 오늘 떨어지더라도 우상향하여 결국엔 '떡상'할거란 믿음으로 가지고 있던 예적금도 깨서 넣기도 한다. 같은 회사 동생 '지송'이는 광기에 물든 다혜와 은상 언니를 혐오하듯이 보다가 마지막엔 같이 이더리움에 탑승한다.
이더리움 가격이 오르내리는 순간을 중계하듯이 서술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을 읽을 때 혹시나 코인이 떡락할까봐 조마조마하며 봤다. 제발 망하지 마.... 다행히 책에서 코인은 떡상했고, 셋은 적절한 타이밍에 잘 하차했다. 이더리움에 제일 먼저 탑승한 은상 언니는 큰 돈을 벌어서 퇴사한 다음 꼬마 빌딩을 구매했다. 지송이는 이더리움으로 번 돈으로 사업(대만에서 흑당버블티를 수입해오는 사업이었다. 이 사업의 결과가 책에 서술되진 않았지만 분명 대박이었겠지...)을 하겠다고 퇴사했다. 예상 외로 다혜는 퇴사하지 않고 회사에 남았다. 다혜가 돈에 연연하지 않게 됐을 때, 자신이 담당한 회사 업무를 사실 좋아하고 있다는 걸 서술하는 부분이 인상 깊었다. 책을 읽는 동안 나는 다혜가 본인의 업무를 싫어하는 줄 알았기 때문이다.
소위 말하는 '경제적 자유'를 얻었을 때, 각자가 하고 싶은 일을 하러 가는 흙수저 3인방의 모습이 마음 속에서 길게 남았다. 누군가는 퇴사하여 돈을 더 벌기 위해 부동산을 구매하고, 누군가는 평소 관심이 있던 아이템으로 사업을 하고, 누군가는 회사 업무에 더 애정을 가지고 집중하고... 만약 내가 경제적 자유를 얻게 된다면 나는 어떤 모습일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웃기게도, 책에서 이더리움 가격이 롤러코스터를 탈 때 현실에서는 코스피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으니 나도 한국 주식을 해야하는 불안감을 느끼기도 했다. '혹시 지금이라도 한국 주식을 더 사야할까? 은상 언니 타이밍은 아니더라도, 다혜 타이밍 정도는 되어야 할텐데... 이미 지송이 타이밍 마저도 지나간게 아닐까?' 불타는 한국 증시와 함께 읽으니 더 실감나게 읽은 '달까지 가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