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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원피스

이시이 무쓰미 글 ; 후카와 아이코 그림 ; 김숙 옮김주니어김영사 ( 출판일 : 2019-02-26 )
작성자 : 양○영 작성일 : 2026-07-02
페이지수 : 31 상태 : 승인
오늘도 어제에 이어 과학 분야 책을 읽다가 이 그림책을 펼쳤다. 과학 책이 나를 괴롭힌 것도 아닌데 왜 힐링하는 기분이 드는 건지 혼자 웃고 말았다. 그만큼 깜찍하고 귀여운 그림책이다.
표지가 어릴 적 꼬맹이 시절에 갖고 놀던, 오리기 직전의 종이 인형을 연상시킨다. 귀여운 토끼가 입을 옷과 여러 모양의 천을 옆에 두고 팔을 벌리고 있다. 곧 예쁜 옷을 만들 참인 듯하다. 아니나 다를까 꼬마 토끼 사키가 미코 아줌마를 찾아 '봄 원피스'를 부탁한다. 함께 디자인을 의논하고 장식을 정하는 장면이 참 다정하다.
그림 가장자리가 가위로 오린 듯하지만 퍼짐없이 너무 매끈하게 잘리지 않은 느낌이 드는 걸 보니 스텐실로 찍은 듯하다. 부드럽고 온화한 그림이 사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며 옷을 만들어주려는 미코 아줌마의 성정을 대변한다. 여우인 미코 아줌마와 토끼인 사키가 웃으며 마주한 장면이 이질감없이 평화롭다.
얼마 전에 본 <작은 요정의 새 옷>과 비교가 된다. 딱딱하거나 날카롭지 않은 부드러운 선이 선명한 이 작품과 달리 <작은 요정...>은 몽환적으로 퍼진 수채화가 인상적이었다. 그 그림책에서 요정이 입는 옷은 비현실적인 날개옷과 같은 것이었는데 사키의 옷은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다. 마치 MBTI의 N(직관 : <작은 요정...>)과 S(감각 : <봄의...>)의 대비를 보는 듯하다. 요정과 토끼라는 주인공의 정체 자체가 그런 대비를 잘 보여주기도 해 작가의 성향을 알아보는 기분이다.
사키는 새로 만든 예쁜 원피스를 입고 할머니 댁으로 간다. 양손에 든 꽃바구니에는 봄꽃이 가득하다. 봄에는 저렇게 살랑이는 예쁜 옷을 입고 나가 꽃을 보는 맛을 만끽하는 게 계절을 즐기는 방법이다. 꽃이 가득 핀 페이지를 들여다보노라니 봄 기운이 온 듯 기분이 살짝 업된다. 이 기분으로 다시 과학 책으로 돌아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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