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의 나이
매튜 헤드만 지음 ; 박병철 옮김살림
( 출판일 : 2010-01-01 )
작성자 :
양○영
작성일 : 2026-07-01
페이지수 : 382
상태 : 승인
정말 '별별' 책이 다 나온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저런 분야의 논의들이 융합인지 합체인지 모를 형태로 모여 있다. 소재는 다 익숙한 내용들인데 조합이 낯설다 못해 조금 기이하게 느껴질 정도로 논의의 확산이 이질적이다. 책 <모든 것은 나이>는 상세한 마야 문명의 달력부터 피라미드의 비밀에서 출발해, 원자핵, 나이테, 인류의 직립보행을 거쳐 포유동물의 출현과 태양계의 역사에서 우주의 나이까지 나아간다. 역사로 시작해 생물과 물리을 관통해 우주로 진출한다. 처음엔 책의 정체성이 다소 모호해 보일지라도 다 읽고나면 역사적 방법으로 '연대'를 살피며 과학적 방법으로 다양한 측정 기법을 소개하고 가능성을 탐구하는 '과학서'이다.
고고학, 역사학, 생물학, 물리학, 천문학 등을 총 망라하는 이 책의 저자는 물리학 박사로 천문학 연구원에 재직 중이란다. '기원'에 단단히 꽂혀 고대 문명부터 빅뱅의 시작까치 '최초'에 매달리고 있다. 저자는 그 최초를 정확히 밝혀내고 싶어한다. 거의 '최초 강박'처럼 보인다. 저자는 서문에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는 틀릴 수도 있으니 참고 문헌을 열심히 찾아보라고 친절한 안내를 곁들이기까지 한다. 이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이야기들을 연결해내는 과정이 좀 신기해 어느 때보다 열심히 저자 소개가 달린 책날개를 읽었다. 도대체 뭘 공부하는 사람인지 궁금해서이다.
깜찍한 마야 상형 문자를 보고 귀엽다고 웃다가 이집트인들의 지혜에 감탄하다가 느닷없이 원자핵에 다다랐다. 탄소-17의 반감기로 고대 유물들의 연대 측정을 한다는 논의에 이를 때까지는 편안했다. 인류가 언제 신대륙에 도착했는지 직립보행을 시작했는지 듣도 보도 못한 측정법들이 출현한다. 운석도 나오고 겨우겨우 따라가다 별과 우주의 나이에 이르자 머리가 아파진다. 마지막 11장과 12장은 좀더 지식이 쌓인 후 다시 읽어야 한다. 유클리드 기하학으로 우주의 곡률이 0임을 증명하며 에너지밀도로 우주의 나이를 측정하는데서 두손을 들었다. (이 뒷 부분은 다시 봐도 잘 모르겠다.) 저자의 안내를 따라가다 우주에 버려진 느낌이라 희한하게 원망스럽다.
요즘 나오는 과학서의 새로운 이론들이 상당히 난해하다. 10년쯤은 더 읽고 생각해야 이해될 것 같은데 그때쯤이면 또 새로운 이론이 출현해 있을 것이다. AI의 등장으로 더 비약적으로 발달해 따라갈 생각조차 하지 못하게 될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호기심을 멈출 수가 없다. 과학자들도 이런 마음으로 파고들 것 같다. 마음은 과학자인데 머리는 일반인인 것이 못내 애석하다. 이런 책을 슥슥 이해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아쉬움을 달래며 책을 덮었다. 약 137억년으로 추정하는 우주의 나이가 상세하고도 정확하게 밝혀질 때쯤 나의 이해력도 조금은 상승해 있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