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립도서관 독서마라톤

이슬아 작가는 내가 알기로 정식 등단한 작가는 아닌 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굳이 정식등단을 거치지 않더라도 충분히 훌륭한 글을 쓸 수 있으며 명확한 자기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음을 이슬아 작가는 증명한다.
내가 이제까지 읽어온 이슬아 작가는 명확한 자기 의견이 있는 작가이다. 비건임을 당당히 이야기하고 또한 여성의 권리에 대해서도 당당하게 자기 의견을 이야기한다.
이 소설에서 '슬아'는 작가이며 출판사 사장이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출판사의 직원으로 고용하여 임금을 지급한다. 그런데 그녀가 부모에게 주는 임금은 소위 '용돈'이 아니다. 그녀는 자신의 직업, 즉 작가와 출판사 사장이라는 직업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부모님에게 가사일을 위탁하며 그것에 대해 정당한 임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이것은 부모가 딸을 돕는 차원이 아니라 일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분업화하는 것이다. 즉, 살림노동에 대하여 정당한 임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부친인 '웅'은 딸의 출판사 일을 처리하며 정당한 임금을 받는다. 그리고 딸을, 딸로서가 아니라 자신을 고용한 고용주로서 대우한다. 어머니인 '복희'는 가정주부로 살림을 하는 것이 아니라 가사일을 전담으로 처리하는 출판사의 한 직원으로서 정당한 임금을 받는다.
사실 나는 '가녀장'이란 어휘에 놀란 것이 아니라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돌봄노동에 대해 정당한 임금을 지급한다는 것이 놀라웠다. 그리고 그럼으로 인해 웅이와 복희는 당당하게 한 직업인으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 뿐만 아니라 극히 효율적인 업무 분업이 이루어지는 것이 보기 좋았다.
이슬아 작가의 작품들은 읽을 때마다 새로운 시선을 내게 보여주는데 이 작품 또한 그랬다. 그리고 이렇게 살 수 있는 그녀의 능력 또한 부러웠고. 나는 언제나되어야 글로 소득을 창출할까?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