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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비

크레이그 톰슨 지음 ; 박중서 옮김미메시스 ( 출판일 : 2013-07-20 )
작성자 : 이○묵 작성일 : 2026-06-23
페이지수 : 655 상태 : 승인
제주도까지 여행가서 공공도서관을 구경한 적이 있다. 조천공공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서, 제주시 내에 있는 도서관에 반납하는 김에 안을 둘러 봤으니 두 곳을 간 셈이다. 두번째 간 도서관에는 별치서가에 그래픽 노블을 많이 모아두어서 체류시간이 넉넉하다면 보고 싶었으나, 어디까지나 관광을 왔기 때문에 비행기 시간도 촉박하고 해서 그냥 발길을 돌렸었다.

몇주 전 주말에 갔던 금천 도서관의 경우, 만화에 해당되면 전부 별치서가로 빼 두었다. 오창도서관보다 장서도 많아서 눈이 많이 간다.
그중에 또 벽돌같은것을 뽑다 보니, 황금동 사람들과 함께 출토된 책이 바로 이 하비비였다.

요즘 나이 먹으니 영화도 한국영화가 더 눈에 잘 들어오고(스토리 구성이 뻔할 뻔자라 그런지) 책도 우리 나라의 현실을 이야기하고 있는 책들이 쉬이 읽히는 감이 있다. 해외라고는 아시아권을 벗어나 본 적이 없는 내가 이해하기에 하비비는 다소 난해한 감이 있었다. 풍부한 정보량을 담고 있다고 해도 그림이 지저분해서 그런가 좀 유심히 봐야 되더라.

스토리에 대한 세세한 언급은 할 필요가 없다 하니 하지 않겠다. 흡사 아라비안 나이트를 모방한 듯한 청소년 관람불가 장면도 나오고, 그 서사의 구조 또한 은은하게 오마쥬한 것 같은 스토리라인이었다. 또 그런데 등장하는 인물에는 흑인이 있고, 도시화된 공간도 무대로 나오고 하니 결국에 크레이그 톰슨은 현대 미국을 이야기 하고 싶은데 아랍과 사막의 배경을 빌어서 그러는게 아닌가 싶었다. 흡사 인간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검열에 걸리겠다 싶으면 동물 우화체를 선택하는 것처럼. 만화 중간 중간에 아랍어에 대한 교육 아닌 교육, 자모에 대한 설명 같은것이 따르는데, 어학 관련된 머리를 굴리면 쥐가나는 타입이라 오래 숙고하지 않고 대충대충 넘겨서 보았다. 그래서 그런지 작품의 핵심 내용이 좀 가슴에 와닿지 않는 느낌이 들었다. 하비비가 뭔고 하니 사랑하는 사람, 달링, 자기야, 혹은 여보시오 같은 친근한 의미의 말이라고 한다. 제목의 명명 의도도 파악이 되지 않는다. 독서를 했는데 한 게 맞긴 한것인가.

그래픽 노블은 사회 현안에 대한 고발 내지는 담론에 대한 환기 같은 진중한 내용만 그리는 것은 아니었나?하는 의구심이 든 작품이다. 만약 작가분께 나름의 집필 의도가 있었다고 한다면, 그것을 읽어내리지 못한 내 생각의 짧음으로 인해 작가분께 사과를 드리고 싶다. 암튼 독서 그자체로서 몰입감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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