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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고래 뚜치의 눈물방울 : 반구대 암각화 속 고래 이야기

구광렬 지음 ; 김홍명 그림새움 ( 출판일 : 2016-01-01 )
작성자 : 양○영 작성일 : 2026-06-19
페이지수 : 40 상태 : 승인
울산의 반구대 암각화에는 고래가 그려져 있다. 그림책의 표지에는 친절하게 제목 위에 소제목으로 '반구대 암각화 속 고래 이야기'라고 밝히고 있다. 그것만 보아도 그림책이 고래의 그림에 착안해 이야기를 만든 것이라는 것을 쉽게 떠올릴 수 있다. 어미 고래 옆에 다정하게 따라 붙은 새끼 고래의 모습이 들려줄 이야기에 기대를 갖게 한다.
꽃이 가득 그려진 앞 면지를 넘기자 저자 소개가 이어진다. 슬핏 봤다가 눈이 휘둥그레진다. 글 저자인 구광렬은 '멕시코국립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멕시코에서 작가 활동을 그것도 여러 상을 받으며 성공적으로 이어간 사람이다. 국내에 돌아와 작품 활동을 하며 문예창작을 강의하고 있단다. 남미에서 공부하고 양쪽 나라에서 나름 성공한 작가라니, 그 이력이 독특하다. 어떤 이야기일지 기대감을 갖게 한다. (물론 이야기는 작가의 이러한 삶의 궤적과는 큰 상관은 없어 보였지만, 작품을 찾아보고 싶어 메모를 한다.)
그림책의 이야기는 따뜻하고 아름다웠다. 아이들과 고래 사냥을 나간 마을 사람들이 그물에 잡힌 새끼 고래 곁을 떠나지 못하는 어미 고래를 보고 결국 놓아주고 오는 이야기이다. 어른들은 새끼를 놓아주고 어미만 잡으려 하지만 아이들이 어미기 없으면 새끼 역시 죽을 것이라고 하자 결국 사냥을 포기한다. 사냥의 목적을 이루지 못하는 결말이 목적에 충실하지 못했다는 모종의 논란(?)을 야기할 수 있겠지만 암각화 속 어미와 새끼 고래를 보고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이야기로 여겨진다.
부드럽고 서정적인 그림이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잘 드러낸다. 그을린 구리빛 피부와 검정 머리가 어딘가 남미 사람인 듯 동양인 듯한 것은 기분 탓일 게다. 무엇보다 바탕 처리가 시선을 끈다. 질감이 느껴져 자세히 들여다보니 붓 터치가 살아있다. 채도가 다른 여러 색들로 이루어진 그라데이션이 붓 터치로 인해 독특한 생동감을 전한다. 한 페이지 안에 여러 색이 바다를 이루고, 전체적인 바다색이 페이지마다 조금씩 달라진다. 이 서정미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아이들의 마음도 바다도 하나인 것만 같다. 하나의 색이 아닌 조금씩 변하는 바다 색이 대화를 나누며 변해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한다.
300여 점의 반구대 암각화 중에 고래에 대한 그림이 58종이나 된다는 저자 후기를 읽으며 선사 시대 사람들과 고래는 어떤 관게를 맺었을까 생각해본다. 단순 사냥 대상이었을까, 경외의 대상이나 친구였을까. 저리 많은 그림이라면 먼 사이는 아니었을 듯하다. 선사 시대의 고래가 지금의 사람들에게 전해주는 이야기는 상상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어미와 아이의 관계를 아름답게 바라본다. 그 마음이 변하지 않고 다른 이를 측은하게 여기는 마음으로 연결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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