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온다: 한강 장편소설
한강 지음창비
( 출판일 : 2014-05-19 )
작성자 :
양○영
작성일 : 2026-06-16
페이지수 : 215
상태 : 승인
어떤 글을 쓸 수 있을까. 이 참담함을 그 참혹함을 어떻게 적을 수 있을까. 글을 읽는 것이 비참해질 때가 있다. 읽는 것밖에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이 엄습할 때이다. <소년이 온다>도 그랬다.
읽지 못했던 작품이었다.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무슨 마음이었을까. 이제는 괜찮치 않을까 싶었다. 참으며 읽었다. 그냥 덮으면 안될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현장의 참혹함보다도 그 자리에 나가야만 했던 사람의 마음이 더 아픈 소설임에도, 나는 몸서리치게 무서워 울었다. 고문과 상처의 장면에서 매번 울음을 터트렸다. 겁이 나서 울었다. 동생이 총에 맞아 죽은 것이 다행이라는 형의 회고에 동감하며 울었다. 그 마음에 공감하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무력하게 짓밟히는, 전혀 '고귀한' 대접을 받지 못하는 생명들 앞에서 할 수 있는 건 눈물을 흘리는 것뿐이다. 이런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된다는 다짐도 사치인 것만 같다. 그럼에도 따라오는 질문들이 나는 부끄럽다.
우리는, 나는 얼마까지 잔인해질 수 있는 것일까. 그는 왜 그렇게까지 사람들을 죽이고 괴롭힌 것일까. 그의 자손들은 지금 어떤 마음일까. 누군가를 해하지 않으면 내가 그렇게 된다는 두려움은 나를 얼마만큼 잔인하게 만들 수 있을까.
나는 아무 것도 모르겠다. 가슴이 막히는 이 슬픔 앞에서 도통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 슬픔을 안고 사는 사람들의 마음이 어떨지, 그 무거움이 어떨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그냥 덮으면 안될 것만 같았던 그 마음은, 지금은 슬픔이란 단어로밖에 정리할 수가 없다. 그저 이 슬픔이 누군가를 돕고 살리는 마음으로 자리잡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