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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사람들: 이유리 장편소설

이유리 지음문학동네 ( 출판일 : 2026-02-20 )
작성자 : 김○효 작성일 : 2026-06-15
페이지수 : 352 상태 : 승인
삶이 언제나 말이 되는 방식으로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삶은 시작부터 기울어져 있고, 치우쳐 있다.
결핍은 어디에서 오는가. 아이러니 하게도 때로 그것은 과잉으로부터 온다. 뱀의 몸에 덧붙여진 다리처럼, 오히려 그 대상을 더이상 원래의 것이 아니게 만드는 잉여인 것이다.
'하늘'에게는 가족이 있었다. 감당하기 벅찰만큼 자신에게 많은 것을 의지하기에 오롯이 그녀가 부양해야 하는 가족이 있었다. 사랑도 있었다. 두근거리는 설렘 대신 멸시와 폭력으로 점철된 사랑이 있었다. 기회가 있었다. 불안함으로 가득 찬, 온전하지 않는 공중에서의 삶을 끝내고 평범한 행복을 누릴 기회가 있었다. 이렇듯 그녀에게 주어진 과잉은 삶에 풍요가 아닌 빈곤으로 다가온다. 세상이 불행하고 나쁜 것으로만 가득 차 있다고 느끼게 만들었으며, 세상 끝까지 걸어가도 어떠한 기쁨과도 마주할 수 없다고 생각하게 한다.

과잉으로 부터 하나씩 해방된 이후 '하늘'은 문득 그것들을 잃었다는 사실에 공허함을 느낀다. 그러나 비극과 절망으로 가득 차 있던 과거를 떠올리자 내가 진정 그것들을 그리워하는 게 맞는지 고민에 빠진다.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자신만의 공간에 누워 눈을 감은 채 생각한다. 이젠 자신이 허락하지 않으면 어떤 것도, 누구도 그녀를 불행하게 만들 수 없다. 아직 극복하지 못한 상실의 아픔은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거라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다. 하지만 나아질 뿐이지 영영 사라지지 않을거란 것 또한 알고 있다. 그럼에도 그저 다시 누워 눈을 감는다. 다음 날 아침 눈을 뜨면 이미 모든 것을 잊은 뒤일거라 생각하며. 더이상 그녀를 떠난 이들에게 마음을 쓰지 않기로 결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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