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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건너는 집: 김하연 장편소설

김하연 지음특별한서재 ( 출판일 : 2025-04-20 )
작성자 : 양○영 작성일 : 2026-06-09
페이지수 : 247 상태 : 승인
민이, 선미, 자영, 이수가 '시간을 건너는 집'에 모이게 된다. '하얀 운동화'를 신으면 보이는 이 집에 주 3회 이상 꼬박꼬박 출석하면 12월 말일에 과거, 미래, 현재 중 선택할 수 있게 된다. 나름의 아픔을 지닌 네 아이들은 처음엔 경계하지만 조금씩 마음을 나누게 된다. 그 과정에서 괴롭힘을 당하던 자영이 이수에게 도움을 청하면서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진다.
네 아이 중에서 이수의 모습이 제일 가슴 아팠다. 충동적으로 저지른 잘못을 후회하고 책임을 지려는 모습이 애틋했다. 상처와 고통 속에서 제 잘못을 두려워 하며 어찌할 줄 모르는 모습이 아프고 안타까웠다.
결말에서 두 아이는 미래로 나아가고 두 아이는 현재로 돌아간다. 미래로 나아가는 두 아이는 힘든 현재와 과거의 문제를 털어낸다. 미래는 과거와 현재를 잘 정리한 후에 도래할 수 있는 것임을 시사한다. 현재로 나아가는 두 아이는 문제를 회피하던 아이들이며 회피한 문제는 반드시 돌아와 반복된다. 제 감정과 문제를 피하기만 하던 두 아이는 피하지 않기로, 자신이 책임지기로 결정한 것이다.
햐안 운동화는 더럽혀지기 쉽다. 그러나 관점을 바꾸면 때가 묻어 더럽혀진 것이 아니라 부딪히고 활동하며 성장한 과정이라 볼 수 있다. 빨면 되고 새로 사면 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제 삶을 책임져야 하며 자신을 놓지 않아야 한다. 시간을 건널 수 있게 하는 힘의 바탕에 책임과 믿음이 없어서는 안된다.
문학은 아이들의 잘못을 이해하려 하고 새롭게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하려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나오는 큰 목소리들은 잘못한 아이들에게 제대로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불만이 대부분이다. 엄격하지 못한 현실의 법이 아이들을 망친다고 말한다. 반성하지 않는 가해자와 그 가해자 부모의 뻔뻔스러운 모습이 엄벌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키운다. 그런 혼란한 현실 속에서 이수와 같은 아이들은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받아야 할 보살핌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자라 분노와 적개심을 제대로 조절할 수 없게 된 아이에게 어떻게 네가 다 책임을 지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 작품에는 이수뿐 아니라 자영을 괴롭히는 또다른 아이들이 나온다. 충격적인 학대를 당한 이수와 다른 가해자들에 대한 독자의 시선은 다를 것이다. 정의는 사정을 봐주지 않는 것일 수도 있고 사정을 봐주는 것일 수도 있다. 어렵고 힘든 문제이다. 마땅한 벌을 받고 책임을 지고 나온 아이가 있다면 흰 운동화처럼 순수하게 바라볼수 있을까. 네 아이는 시간을 건너간다. 그러나 현실에서 우리는 과연 시간을 건너 이 간극을 좁힐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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