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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화서, 마지막 꽃을 지킵니다: 김선미 장편소설

김선미 지음kt밀리의서재 ( 출판일 : 2025-04-10 )
작성자 : 양○영 작성일 : 2026-06-08
페이지수 : 334 상태 : 승인
<비스킷>의 김선미의 장편이다. 청소년문학일까, 하는 호기심도 있었는데 그렇지는 않았다. 작가의 다른 작품들과 결은 비슷하다. 판타지 설정에 돕고 싶어하고, 다른 이를 향한 도움을 통해 스스로도 구원을 받는 방식 말이다. 좀 다른 것이 있다면 읽은 몇 권의 전작들의 화자들은 제 감정 표현을 하지 못하고 다소 냉소적이었는데 이 작품의 주인공은 제 감정을 아주 잘 다룬다는 점이다. 전작들이 주인공이 10대인 반면 이 작품은 20대가 주인공이기에 그럴 수도 있다지만, 작가의 정서적 성숙이 읽히는 것만 같다. 스토리 분위기가 매우 부드럽고 낭만적으로 변했다. 주인공의 분노나 복수가 없는 순수한 '이타'라는 설정도 눈길을 끈다.
<귀화서, 마지막 꽃을 지킵니다>의 세계관은 독특하다.
1)죽은 이의 영혼이 마음을 전하고 싶은 단 한 사람의 눈에 띄는 빛나는 '사혼화'로 피어난다. 2)'귀화서'는 공공기관으로 주인을 만나지 못한 사혼화를 보호하고, 사혼화를 찾고 싶은 사람의 의뢰를 받아 꽃을 찾는 것을 돕는다. 3)사혼화를 찾은 사람은 증류하여 마시면 영혼이 나타나고 그들은 단 한마디의 말만 서로 주고 받을 수 있다.
여러 사연들이 등장하고 등장하는 사연마다 눈물을 쏙 뺀다 매번 사연자들과 함께 울었다. '딱 한 마디'라는 설정이 의아했는데, 긴 말이 필요없었다. 눈물이 가득한 재회의 순간, 영혼들이 하고 싶은 말은 '잘 살아라'로 요약되고 남은 사람이 하고 싶은 말은 '사랑해'로 표현된다. 다시 볼 수 없다는 것을 아는 상황 속에서의 찰나는 너무나 소중하다. 지금 함께하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사연마다 전해준다. 절절한 사연들이 너무 과하지 않게 감동을 준다. '딱 한 마디'의 설정이 신파로 흐르지 않게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도 한다.
요즘 죽음에 관해 생각이 많아졌는데 작품의 설정이 그런 개인적인 흥미를 건든다. 예전에는 죽음 자체와 죽음을 생각하면 따라오는 두려움에 관한 생각이 많았다. 요즘은 영혼, 사후 세계, 환생 등과 같은 쪽이 더 관심이 간다. 그런 참에 영혼이 등장하는 작품을 만나니 이런 설정이 전하려는 의도나 목적보다 사후 세계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자꾸만 궁금해진다. 믿고 있기에 이런 소설을 쓰는 것일까, 그저 설정으로만 이용하는 것일까.
지금 삶의 소중함과 사랑을 말하는데 '죽음'만큼 좋은 소재도 없다. 김선미가 이 소재를 이제 놓아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한다. 눈물이 나는데도 별 감흥이 없다. 아니다, 내가 이제 청소년문학을 좀 쉬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이 작품은 청소년문학이라 할 수 없지만 내 독서의 흐름상 다분히 그 연장선에 놓인다.) 한달 간 즐겁게 읽었지만 계속해서 나오는 죽음과 자살 관련 이야기에 살짝 피로감이 오는 듯하다. 책청 대상 도서인 <시간을 건너는 집>과 빌린 도서를 보고 당분간 청소년문학을 놓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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