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 미나코 가나에 장편소설
미나토 가나에 지음 ; 김선영 옮김비채
( 출판일 : 2016-01-01 )
작성자 :
박○연
작성일 : 2026-06-06
페이지수 : 271
상태 : 승인
미나토 가나에의 <고백>을 읽은 다음
이 책이 작가 데뷔작이라는것에 놀라고 책의 흡입력에 대해 두번 놀랐다. 만약 책에 권태를 느낀 분들이 있다면 강력하게 추천할 만한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이야기는 한 교사의 충격적인 고백으로 시작한다. 자신의 딸이 죽었고, 그 범인이 자신이 맡은 반 학생들 중에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어 그 두 학생이 마신 우유 속에 에이즈 피를 넣었으니 남은 생애동안 회개하고 잘 살라고 말한다. 이 도입부가 굉장히 파격적이었고, 나도 그 반에 앉아있는 학생이 된 것처럼 긴장하며 읽게 되었다.
선생님이 직접 복수를 선택한 이유는, 소년범죄에 대한 법적 처벌의 한계 때문이다. 형사처벌을 받기 어려운 나이의 가해자들(14세 미만)을 법이 충분히 심판할 수 없다면, 피해자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되는가? 이 작품은 그 질문에서 출발한다. 우리나라에도 촉법소년의 제도가 있듯, 일본에서도 관련 법령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책은 여러 챕터로 이루어져 있고, 각각의 장은 선생님, 가해자, 가해자의 가족 등 여러 인물들의 “고백”으로 구성된다. 하나의 사건에 대해 각자의 입장이 매우 달라 다층적인 시각에서 소설을 읽을 수 있었다. 흥미로운 점은 각자의 고백이 단순히 사실을 전달하는게 아니라는 거다..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 그렇게 행동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하려고 한다. 아주 책임 회피와 자기 합리화로 똘똘 뭉쳐있다.
내가 비판적으로 본 부분은 책에 나오는 모든 구성원들의 범행 동기가 비뚤어졌다는 거다. 각자 상처와 결핍을 가지고 있지만, 살인이나 범죄가 어떤 걸로도 정당화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엄마에게 상처받은 유년시절”의 서사가 범죄의 배경으로 사용되는 부분은 진부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래도 이 책을 읽을 가치가 있는 건 열린결말이 아닌 꽉 닫힌 결말로 끝난다는 거다. 작가가 가해자 서사를 밀고가지 않고 반전을 준다. 범인에게 서사를 부여하는 게 면죄부가 될 수 없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이 소설을 또 도파민 소설로 추천하는 이유는, 촉법소년 이외에도 생각할 점이 많아서이다. 피해자의 가족이 복수를 선택했을 때 어느정도의 복수가 정당한 것인가? 에 대한 주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영화 <친절한 금자씨>에서 피해자 가족이 가해자를 심판하는 장면이 있는데, 피해자 가족들의 분노에 이입하면서도 혼란스러운 감정이 들었었다. 이 작품에서도 선생님 모리구치 역시 딸을 잃은 복수심으로 시작하지만, 그 방식이 정의가 될 수 있는지 고민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