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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올리버 색스 지음 ; 조석현 옮김 ; 이정호 그림알마 ( 출판일 : 2022-12-23 )
작성자 : 심○희 작성일 : 2026-06-04
페이지수 : 396 상태 : 승인
이 책은 뇌의 이상(특히 우반구) 으로 여러가지 정신적 이상을 겪는 환자들에 관한 임상 보고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흔히
<중증투렛증후군 25세 남성>
<삼염색체백색증에 걸린 21세 여성>
처럼 시작하는 일반적인 임상 보고와는 달리 환자의 개인사를 포함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들의 이름과 그들이 하던 일, 좋아하는 취미 등등......
그러다 보니 환자 한명 한명의 이야기에 더 공감하며 읽게 되었다.

이를테면 하키와 승마를 즐기던 27세의 다부진 체격의 크리스티나가 항생제 부작용으로 한순간 몸의 모든 감각을 잃어버려 제대로 서는 것조차 못하게 된다.그때의 심정이 어땠을까?
환각제 복용중 끔찍하게 애인을 살해했던 남자가 그 순간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다가 자전거 사고로 머리를 다쳐 그 살해 순간이 생생하게 기억나고 심지어 끊임없이 반복되어 기억난다면 그거야말로 살아있는 지옥이 아닐까?

이처럼 사연 하나하나도 흥미로웠지만 무엇보다 환자를 대하는 저자의 따뜻한 태도가 글에서도 느껴져서 좋았다. 그리고 인간의 가능성과 삶에 대한 적응력이란 얼마나 무한한가! 새삼 감탄했다.

다만 번역은 나만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지만 조금 더 일반적인 단어로 매끄럽게 옮길 수는 없었는지 조금 아쉽다.
'산정적인, 도상적인, 미소한 부분' 같은 말들은 처음에 읽었을 때 무슨 말인지 몰라 검색을 해봤을 정도이다.

루이스 부뉴엘이라는 사람은 그의 회고록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한다.
<기억을 조금이라도 잃어버려 봐야만 우리의 삶을 구성하는 것이 기억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기억이 없는 인생은 인생이라고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통일성과 이성과 감정 심지어는 우리의 행동까지도 기억이 있기 때문에 존재한다는 것을. 기억이 없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다>

이에 대해 저자는 지미라는 중증기억상실증 환자가 성당에서 정신 집중에 몰입해 있는 순간을 발견하며 러시아의 신경학자인 루리아의 말을 떠올린다.
< 인간은 기억만으로 이루어진 존재는 아닙니다. 인간은 감정, 의지, 감수성을 갖고 있는 윤리적인 존재입니다. 신경심리학이 이런 것에 대해 언급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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