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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파는 상점: 김선영 장편소설. 2: 너를 위한 시간

김선영 지음자음과모음 ( 출판일 : 2019-09-25 )
작성자 : 양○영 작성일 : 2026-06-02
페이지수 : 224 상태 : 승인
어제 1권을 읽고는 '맘에 들지 않는다'는 정서가 잔뜩 깔린 독서일지를 작성했다. 그래 놓고 내가 뭐라고 그런 글을 썼나, 하는 자책감에 '아주 살짝' 잠도 설쳤다. 생각은 의지랑 아무런 상관없이 만들어지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잘못한 것 같다. 그저 내 맘 편하자고 (보지도 않을 그리고 보지도 못할) 작가님에게 심심한 사과를 표한다.
이런 마음을 가지고 2권을 봐서 그런가 한결 낫다. 1권보다 환상이나 판타지 같다는, 과하게 달달하다는 생각과 느낌이 확 줄었다. 2권의 사건들이 개인이 가진 어려움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생각해야 할 문제이기 때문인 듯하다. 신문에도 나왔던 실제 사건을 소재로 했기 때문에 현실감이 확실히 올라 내용이 공중에 붕뜬 느낌이 아닌, 현실에 발을 딛고 있는 느낌이다. 어른들도 못하는 일을 고등학생들이 힘을 합치는 대응하는 모습에 살짝 부끄럽기도 하다. 나는 통하지 못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시간을 파는 상점'의 멤버인 온조와 친구들은 학교 지킴이 아저씨의 해고를 막기 위해 상점을 이용한다. 그 과정이 기사화되면서 주목을 끌고 아저씨의 해고는 철회된다. 비정규직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것이다. 충북 출신인 작가의 이력답게 개발로 인해 사라질 위기에 처한 두꺼비 서식지(지금의 두꺼비 생태 공원)을 지키기 위한 연대도 다루어진다. '인터넷 카페'가 가진 파급력이 여기서 드러난다.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온라인 세계가 오프라인 세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이 제시된다. 잠깐의 게시로 청소년들의 힘이 모아진다. 좋은 이용의 보기이다.
1권의 끝에서 온조는 상점을 무보수로 운영하기로 결심한다. 마냥 봉사로 할 수는 없을 터인데,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궁금했다. 아주 가뿐하고 마음에 드는 방법으로 해결된다. 온조는 누군가를 도운 시간을 세이브해 자신이 도움을 청할 때 쓸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꾼다. 지금의 봉사 사이트에서 사용하는 방법이다. 사람이 문제를 해결한다는, 누구라도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다는, 작품의 주제와도 긴밀하게 연결되는 설정이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사람들을 돕고 산다. 하지만 그 사람들은 '내가 아는'이라고 한정된다. 사회적으로 누군가를 돕는 활동은 거의 하지 않는다. 책 읽을 시간도 부족하다. 하루를 쪼개고 쪼개 부지런하고 열심히 제 할 일을 해내는 이유는 책을 보기 위해서다. 그 시간을 모르는 불특정 다수를 위해 써야한다는 생각을 하면 우울해진다. 그래서 온조와 친구들이 하는 것과 같은 사회적 가치를 위한 활동을 보면 부끄러워진다. 그런 사람들의 시간으로 내 삶이 일정 부분 유지된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위에 작가님에게 하듯 모르는 그 누군가에게 감사를 표한다.
공동체를 위하는 행동으로 성실하고 열심히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조금은 변화를 위한 힘을 보태는 것도 고민을 좀 해봐야겠다. 최소한 아이들에게 부끄럽기 않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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