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백구: 양주현 그림책
양주현 글·그림FIKAJUNIOR :
( 출판일 : 2025-11-15 )
작성자 :
양○영
작성일 : 2026-05-30
페이지수 : 136
상태 : 승인
시골 할머니 댁 시장에서 사온 백구와의 우정을 그린 그림책이다. 정감 어린 따뜻한 그림이 아이와 백구의 모습을 훈훈하게 전한다. 보다보면 아이 곁의 백구도 사람처럼 느껴져 절로 웃음이 난다.
그림이 아기자기하게 현실 반영을 한다. 나이키 운동화, 크록스를 신은 할머니와 손자, 개껌 등 애정을 나누는 모습이 지금의 모습으로 구체적으로 그려져 현실감이 또렷하다. 전해주고 싶은 주제가 관념에 가까울 때 직관적으로 다가가게 형상화하는 방법이지 않을까싶다. 백구와 지내는 여름은 또 얼마나 싱그럽게 그려지는지 하나도 뜨겁지가 않다. 너무나 푹푹 쪄 화상을 입힐 듯 타는 여름은 도시에나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런 작가의 의도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림책의 이야기가 다소 현실과 멀게 느껴진다. 아마 농촌이나 시골에 대한 인상이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 아닌가싶다. 멀어진 도시와 농촌을 모두가 가깝게 느끼는 '반려동물 백구'로 연결해 보려고 하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따뜻하고 잔잔하지만 울림이 없다. 왜 그럴까. 그림책의 풍경은 익숙하지만 설정이 잘 와닿지 않는다. 방학 때 시골에 할머니 땍에서 가서 지내다 오는 일이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크록스나 백구로 살리기엔 '핍진성'이 다소 떨어져 보인다. 역량이 충분히 보이기 때문에 작가로서의 조금 고민해봐야 하는 부분이지 않을까싶다. (내가 뭐라고 이런 평가를 하냐 싶지만 독후이기 때문에 자유스럽게 의견을 남겨본다.)
이야기를 홀로 남은 노인들과 연결해 보면 다소 다르게 보이는 지점도 있다. 방학이 끝나고 떠나는 화자를 바라보는 백구의 뒷모습이 무척 우리의 부모님들과 닮아 있다. 그 쓸쓸해 보이는 모습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다시 화자로 돌아오기보다 그 장면으로 끝났었으면 어땠을까 싶은 마응이다. 산만해지지 않고 완성도가 훨씬 높아지지 않았을까.
그림책이 130여 쪽이 넘는다. 보기 힘든 쪽수이다. 이런 걸 장편 그림책이라고 해야 하나. 대만 작가 지미 리아오의 그림책이 이런 분량이다. 그림책이 대중화되고 인기를 끌면서 다양한 형식이 시도되고 있다는 생각이다. 그림이 보기 편하고 사물의 개성을 포착하는 솜씨가 뛰어나다.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되는 작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