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아들
로이스 로리 지음 ; 조영학 옮김비룡소
( 출판일 : 2013-01-01 )
작성자 :
양○영
작성일 : 2026-05-29
페이지수 : 434
상태 : 승인
<기억 전달자>에서 출발해 마지막 편 <태양의 아들>에 도착했다. 4편은 1편이 시작된 곳으로 돌아와 3편이 끝난 후의 시간으로 이동한다. 출산모 클레어가 아들을 낳고 아들을 만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정이 감동적으로 그려진다. 1편의 조너스가 데리고 탈출한 아이, 가브리엘이 클레어의 아들이다.
4편에는 여자와 남자를 구별하며 차별하는 세상에 대한 작가의 비판적인 시선이 드러난다. 클레어는 여자와 남자의 역할을 구분하는 마을에 표류한다. 그녀는 아들을 만나겠다는 의지로 각고의 노력으로 남자 못지 않은 강철 체력으로 거듭난다. 이런 클레어의 모습에서 차별이 존재하는 현실에 대한 비판에만 그치지 않고 나름 대안을 제시하려는 작가의 의지도 느껴진다. 억압에 굴하지 말고 할 수 있다는 믿음과 의지를 가지라는 독려로 읽힌다. 아무래도 인물, 작가, 독자로 이어지는 의지 삼종 세트다.
그러나 아무리 강한 클레어가 되었더라도 어머니는 어머니이다. 아들에 대한 그리움은 엄청난 고통과 노력으로 이룬 것을 포기하도록 만든다. 노인이 되어 겨우 만난 가브리엘을 그저 멀리서 지켜보는 클레어의 모습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엄마들이라면 클레어의 마음에 그저 공감할 수밖에 없을 것인데, 아이들은 이런 클레어의 모습을 어떻게 느낄지 궁금해진다. 고마울지, 버겨울지, 별로 신경 쓰이지 않을지... 아이들의 상황과 감정에 따라 여러 마음이 나올 것이다.
가브리엘은 사랑의 힘으로 거래 마스터를 물리친다. '악'을 남의 불행을 기뻐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그 악을 무력화시키는 방법으로 사랑을 제시하는 결말은 의미심장하다. 클레어를 통해 사랑 중 강하다고 생각되는 모성애를 전면에 등장시킨 것이다. 작가는 이 결말을 위해 남자와 여자에 대한 일반적인 이미지를 전치시킨다. 클레어는 남자처럼 강한 힘을 가지게 되고 가브리엘은 물리적인 힘을 전혀 쓰지 않고 악을 물리친다. 결국 남자의 힘과 여자의 사랑이 아니라 두 사람의 서로에 대한 지향으로 악은 물러난다. 차별과 억압이 없는 세상에 대한 바람이 담긴 것이다.
사랑, 참 어렵고 힘든 이야기이다. 세상은 어지럽고 내 마음도 어지럽다. 세상이 어지러운 것은 사랑이 부족해서일까. 사랑이 있어 그나마 이 세상이 유지되는 걸까. 시리즈 전편은 세상이 어지러운 이유를 다양하게 제시한다. 통제와 비밀, 두려움과 폭력, 비교와 열등감, 생물학적 본질과 차별 등 어느 것 하나 가볍지 않은 주제들이다. 사랑이 없는 마을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사랑으로 악을 물리치는 결말로 귀결된다. 사랑, 너무나 어려운 마음이다. 무거운 마음으로 <기억 전달자> 시리즈를 덮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