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전달자
로이스 로리 글 ; 장은수 옮김비룡소
( 출판일 : 2008-01-01 )
작성자 :
양○영
작성일 : 2026-05-26
페이지수 : 310
상태 : 승인
청소년문학, 이번엔 로이스 로이의 SF 4부작이다. 첫번째 책인 <기억 전달자>는 워낙에 유명한 책이고 몇 년 전에 읽고는 감탄을 했던 작품이다. 1993년에 출간된 후 줄줄이 소세지처럼 이어지는 수상 이력에 여전히 손꼽히는 청소년문학이며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많이 읽히는 책이다. 다시 봐도 정말 재미있었다.
기억 속에서 이 작품은 선택의 자유를 잃어버리고 모두가 똑같은 모습으로 사는 마을에서 자유를 찾아가는 한 소년의 이야기, 주제는 모두가 입을 모아 말하는 디스토피아적 미래와 자유의 소중함이었다. 다시 보니 이전과 좀 다르게 읽힌다. '충격적'으로 기억했던 마을의 모습도 공적인 타살을 의미하는 '임무 해제' 한 가지만 빼면 나름 괜찮은 곳이 아닌가 싶다. 미래의 이야기가 사실은 현재의 문제를 지적한다는 점에서 소설의 배경인 마을이 가식적이라도 너무나 안정적이어서 혼란한 요즘을 생각하면 차라리 이런 곳이 나은 거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다. 무엇보다 전쟁이 없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다르게 읽은 부분은 성장 소설이라는 부분이다. 이전에는 단순히 조너스의 성장으로만 읽었다. 다시 보니 소설 자체가 '사춘기'의 개념이다. 조너스의 탈출이 딱 부모가 만든 궤도를 벗어나 독립적인 세계를 구축해 나갈 '사춘기'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사실 나약하기도 하고 아이들 앞에서나 도덕적인 척하는 위선적인 부모의 진짜 모습을 깨닫는 거 자체가 '성장'의 일환이다. '기억 전달자'는 이런 면에서 부모의 역할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하는 작품이다. 조너스를 진짜 성장시킨 건 마을 어른들의 모습이 아니라 기억 전달자였다. 사실 부모는 마을 어른들의 모습이 아니라 진실을 일깨우는 기억 전달자의 태도를 갖추어야 함에도 대부분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 완벽한 부모는 없다지만 최소한 거짓되지는 않아야 한다는 생각에 조금 가라앉는다. 그나마 조금 위로가 되는 것은 내가 가르치지 않거나 못해도 아이는 다른 것들을 통해 '진실'이 무엇인지 배우거나 깨달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지는 생각은 성장이 청소년 시기에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계속 반복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른도 자신의 틀을 깨고 나와야 큰다. 부모의 영향을 벗어나 청소년 시기에 구축된 자기 세계는 암암리에 착각과 독선을 품게 되기 마련이다. 자신이 만든 세계를 깨고 지나온 궤적을 기억하며 순수한 자아를 회복하는 것이 어른의 성장일 터이다. 기억 전달자가 조너스의 탈출 계획을 도우며 마을 사람들을 돕겠다는 마음을 저버리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