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헤르만 헤세 지음 ; 안인희 옮김문학동네
( 출판일 : 2013-01-01 )
작성자 :
남○진
작성일 : 2024-05-30
페이지수 : 234
상태 : 승인
요즘 30대의 사춘기를 겪고 있어서 그런가, 읽는 책들이 다 성장. 어른. 발전 에 관한 책들만 있는 것 같다.
'성장'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 늘 1순위로 추천되는 책 '데미안'.
사실 데미안에 대한 나의 첫 기억은 어렸을적, 오빠 방에서 보았던 어린이를 위한, 만화로 된 '데미안'이었다. 그때는 말풍선 속의 글자들만 읽으면서 슥슥 페이지를 넘기기에 바빠서, 내용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 같다. 싱클레어가 초반에 동네 아이때문에 곤경에 처했을때, '저걸 왜 엄마한테 말하지 않지?' 라는 생각을 했던것만 기억이 난다.
30살이 된 지금은 알 것 같다. 누군가 나에게 실망을 한다는 것. 그것은 때론 감당하기에 너무 무서운 일이 되기도 한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상대방이라면 더더욱. 그렇게 시작된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낳고, 일이 끝난 뒤에도 마음은 편치 않다. 어디선가, 문득 날 찾아와 다시 괴롭힐거라는 생각 때문에.
책을 읽고 마지막 책장을 넘기고 책을 덮었을때. 문득 느꼈다.
나의 문제를 가장 잘 들여다 볼 수 있는 사람도, 나의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도 결국엔 나라는 것을.
나의 문제를 왜, 바깥에서 해답을 구하려고만 했을까?
나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왜,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면서 문제를 더 키우려고만 했었을까?
아마도 나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그랬으리란 생각이 든다.
나에 대한 확신.
어쩌면 가장 기본적이고 가장 쉬운일이면서 가장 어려운 일.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성장'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나도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
조금은 지루하고, 조금은 난해할지 모르나 한페이지, 한페이지 곱씹으며 읽다보면 어느샌가 마지막 페이지를 읽고 있을것이라고.
어지럽던 마음이 조금은, 가라앉을 수 있을 거라고.
조금은, 마음이 평온해진것도 같고 뭔가 조금은 알것만 같은 그런 기분을 느낄 수 있을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