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들이 사는 궁궐
무돌 글·그림노란돼지
( 출판일 : 2021-07-16 )
작성자 :
양○영
작성일 : 2026-05-25
페이지수 : 41
상태 : 승인
제목에 끌려 집어들었다. 해치로 보이는 괴물(?)이 당당하고 늠름하다. 제목에는 '괴물'이라 이름 붙였지만 사실 궁궐을 지키는 수호신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귀신 '두억시니'가 궁궐에 들어와 못된 짓을 하지만 곳곳에 있는 수호신들이 이를 물리치는 이야기다. 두억시니를 활용해 이야기를 꾸미지만 사실 수호신에 대한 설명 그림책이다.
궁궐 곳곳에 있는 수호신들이 어찌나 믿음직한지 보면서도 흐뭇하기 그지없다. 내용을 쫓으며 왕들이 발 뻗고 잤을 거라는 생각을 하다, 사실 왕들은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을 거라는 생각이 따라온다.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을 이렇게라도 달래지 않으면 안되었을 거라는 생각이 끈질긴 두억시니처럼 또 따라와 붙는다. (아무래도 나한테는 생각 귀신이 붙어 사는 것 같다.)
궁궐이 배경에다 전통적인 귀신과 수호신이 출동하는 내용임에도 그림이 현대적이고 단순하며 리듬감이 있는 것이 신선하다. 배경은 우리나라 문양을 가져왔지만 눈에 쏙쏙 들어오는 그림들이 귀신과 수호신의 대결 구도를 간명하게 표현한다. 전통적인 배경과 등장 인물들을 전통적이지 않은 표현 방법으로 그려낸 것이 묘하게 편한 느낌을 준다. 이 느낌을 뭘로 설명해야 하나 고민하는데 작가 소개가 답을 준다. 작가 무돌은 애니메이션을 전공했단다. 그렇다, 만화를 보는 느낌이었다. 그림에서 느껴지는 생동감과 박진감이 상당히 만화적인 것이었다.
책 맨 뒤에는 친절하게 소개된 '경복궁에서 볼 수 있는 괴물들'이 있는 위치와 역할들을 잘 설명해준다. 아마도 언젠가 경복궁을 다시 방문한다면 나쁜 꿈을 먹는 불가사리, 두려움이 없는 사자, 정화의 능력을 가진 천록, 화재를 막는 해치, 편안함을 유지하는 잡상 등 책에 소개된 '괴물들'을 유심히 찾아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