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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하일기. 3

박지원 지음 ; 김혈조 옮김돌베개 ( 출판일 : 2025-06-09 )
작성자 : 양○영 작성일 : 2026-05-15
페이지수 : 583 상태 : 승인
열하일기, 드디어 완독! 무척 뿌듯하고 기쁘다. 시리즈를 읽는데 큰 부담을 느끼지는 않지만 2,3년 만에 총 1,600쪽에 이르는 3권짜리 책을 읽으니 으쓱하다. 독서 모임 도서라 날짜에 맞춰 읽느라 조금 쫓기듯 읽은 감이 없지는 않으나 충실하게 읽으려 노력하였다. 3권까지 다 읽으니 박지원을 쫓아 열하를 다녀온 기분이 들 정도로 연암과 친해진 기분이다. 권수며 기한을 떠나 <열하일기> 자체의 매력이 너무나 커서 올해 각별한 독서로 기억될 듯하다.
3권은 박지원이 청나라를 다니며 구경한 것을 정리한 내용이다. 신기방기한 요술 구경부터 기이한 동식물들, 비파 등 악기, 고려주 등 잡다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무엇보다 기행문답게 방문하고 구경한 장소를 소상하게 적어내려가 사진이 실린 책의 장점을 톡톡히 맛보게 해준다. 크기도 장대하고 기술로 훌륭한 건물부터 자연 명소까지 연암의 눈과 글이 참으로 꼼꼼해 감탄을 하며 읽어내려갔다. 말미에 있는 의약 처방 기록에 박지원이 자신의 쥐젖을 치료한 이야기며 청나라 선비 곡정에게 적어준 잠자리의 효능 등은 웃음을 자아낸다.
웃음 이야기가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박지원은 참으로 유머가 있는 사람이다. 3권에는 조금 덜하지만 순간순간 터지게 하는 재치있는 기록들이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다채로운 구성만큼이나 소탈했다가 무게를 잡고, 가벼웠다 진지해지고, 거드름을 피우다 민망해하고, 냉정했다가 다정해지고, 작은 것에 연연하다 우주를 논하는 등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관점이 글마다 가득하다. 박지원의 매력이 글귀마다 전해져 읽는 내내 글로 사람을 만나는 기분을 만끽했다.
3권을 읽고 나니 <열하일기>가 왜 이렇게 오래 읽히는 고전으로 꼽히는지 그 가치를 제대로 알겠다. 박지원은 사신단을 따라 청나라를 방문하며 우리나라가 중국만큼 개방되지 못하고 발전하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 한다. 때로는 비판하는 시선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러나 그 안타까움과 비판은 열등감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다. 사대가 아닌 변화와 발전에 대한 열망, 그 열망이 고통이 아닌 수용과 함께 이루어져 글마다 현실에 대한 사랑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었다. 열등감도 우월감도 없는 솔직한 관조는 지금 읽어도 고루하지 않고 산뜻하다.
당연히 언제가 될지 모르는 재독 목록에 포함될 뿐 아니라 구입 목록에도 넣는다. 꼭 다시 한번 박지원을 따라 열하를 방문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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