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뚝들: 김홍 장편소설
김홍 지음한겨레
( 출판일 : 2025-08-30 )
작성자 :
이○현
작성일 : 2026-05-06
페이지수 : 311
상태 : 승인
이 소설에서는 죽은 사람들이 말뚝이 되어 돌아온다. 말뚝들은 단순한 괴이 현상이 아니다.
제련소 사고로 죽은 외국인 노동자, 과로사한 택배기사처럼 사회가 제대로 기억하지 않았던 죽음들이 눈앞에 다시 나타난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말뚝 앞에서 이유없이 눈물을 흘린다.
이 책에 나오는 장면 중 기억에 남는 장면은 사람들이 말뚝 앞에서 하나 둘 마스크를 벗고, 서로의 얼굴을 확인하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었다. 그 순간 단순 공포나 혼란의 장면이 아니라, 오히려 애도가 시작되는 순간처럼 느껴졌다.
우리가 슬픔을 제대로 겪지 않으면 그것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형태로 다시 돌아온다는 것을 이 소설은 보여준다.
이 소설이 무서웠던 이유는 말뚝이라는 존재 때문이 아니라, 그 말뚝들이 결국 우리가 외면해온 사람들이었다는 사실 때문이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죽음을 없던 일처럼 지나쳐왔을까?
그동안 나는 타인의 고통에 얼마나 무심했을까?
이 책을 읽고 난 뒤 이상하게도 뉴스가 이전처럼 보이지 않았다.
무심히 지나쳤던 사고 기사들, 며칠간 떠들썩하다 금세 잊혀졌던 이름들, 그 뒤에 남겨졌을 사람들의 마음까지 자구 상상하게 되었다.
누군가의 불행을 너무 쉽게 안타까운 사건 정도로 소비하고 지나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기억한다는 건 거창한 일이 아니라, 잊지 않으려 애쓰는 일이기에
언젠가 또 다른 말뚝이 내 앞에 나타났을때, 외면하지 않고 기억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