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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House

김완진 글·그림어린이작가정신 ( 출판일 : 2021-07-21 )
작성자 : 양○영 작성일 : 2026-05-05
페이지수 : 36 상태 : 승인
커다란 검은 눈동자의 외계인, 근육질의 험상궂은 아저씨, 마법사 모자를 쓴 털보 난쟁이가 창밖으로 보이는 표지이다. 아래층 창밖으로 물고기 고개를 뻐끔 내밀고 있는 것이 영 수상쩍다. 으스스한 계단이 그려진 면지를 지나니 하얗게 질린 소년이 영혼이 나간 듯한 모습으로 사과 한 알이 놓인 접시를 들고 서있다. 그로테스크까지는 아니더라도 충분히 공포스럽다.
이사를 온 소년의 불안한 마음이 그려진 그림책이다. 옆집 사람들이 죄 이상해 보이는 마당에 아빠는 늦도록 집에 오지 않고 있다. 편안해야 할 집인데 아이는 계속 불안하다. 아이가 가진 불안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일단 아빠가 계속 늦는다. 보호자가 부재하는 상황 속에서 옆집에 '평밤한 가족'이 없다. 부모와 아이로 이루어진 '가족'은 보이지 않고 '1인 가구'뿐이다. 혼자 사는 이웃집 아저씨들은 모두 이상해 보인다. 아버지의 부재는 아이를 더욱 움츠러들게 한다. 아이의 불안을 엄마는 '편견'이라며 혼을 내지만 아이들은 솔직하다. 이 간극을 '편견'으로 치부하며 넘기다 보면 '사회적 갈등'으로 자라게 될 것이다. 틀린 게 아니고 다른 것이라는 표어는 불안 앞에서 힘을 잃는다. 우리의 마음은 크게 다르지 않는 '보통의 것'으로 향한다.
그림책은 뒤늦게 등장하는 아이의 아빠 역시 목이 잘린 사람으로 그리며 아이의 가족 역시 다른 사람들에게 낯설 뿐 아니라 위협적인 존재임을 일깨운다. 아이의 가족과 이웃들에게 필요한 것은 시간이겠지만, 그림이 보여주는 '빈곤'의 그림자가 마음에 남는다. 아이의 가족은 아무래도 위축된 경제적 사정으로 '이사'를 한 것 같다. 이 불안의 근원에 '편견'의 눈초리를 받는 '가난'의 일원이 된 자의식에 있다면 아이는 어떻게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까.
낯선 것은 불안하다. 그리고 빈곤은 불안을 더욱 키운다. 벌어진 악어 입처럼 보이는 계단의 앞면지에 그려진 문은 닫혀 있고, 뒷면지의 문은 열려 있다. 아이의 불안을 이 가족은 달랠 수 있을까. 이웃집 아저씨들은 아이의 상상을 빌어 무겁지 않게 표현되지만 쉽게 희망을 말하지 못하는 것은 아무래도 내가 '어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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