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법소년
김선미 외 지음네오픽션
( 출판일 : 2024-08-27 )
작성자 :
양○영
작성일 : 2026-05-04
페이지수 : 212
상태 : 승인
<비스킷>의 작가인 김선미의 작품인 줄 알았다. 다섯 명이 작가가 쓴 단편 다섯 편을 모은 작품집으로 김선미의 <레퍼토리>, 정혜연의 <징벌>, 홍성호의 <네메시스의 역주>, 소향의 , 윤지영의 <그는 선을 넘지 않았다>가 실려 있었다. 다섯 편의 아야기는 공통적으로 '촉법소년'에 관한 것이었다. 이야기들이 많이 무거워 아이들이 읽어도 괜찮을까, 라는 생각이 따라왔다. 받아들이고 버겁고 고통스러운 이야기들이었다.
나르시시즘 중증인 촉법소년, 2045년 미래 자신이 한 짓 그대로 가상의 징벌을 당하는 촉법소년, 가해자 촉법소년에게 복수하는 피해자 촉법소년, 부모의 비호를 받는 일진에게 이용 당하는 촉법소년, 반성하고 일상의 삶을 사는 촉법소년에게 복수하는 피해자 부모의 이야기 등 어느 하나 편하지 않은 '센' 이야기들이었다.
촉법소년에 대한 많은 논란도 대부분 소설에 나온 강력한 범죄에서 비롯된다. 만 14세 미만의 소년이라는 이유로 중대한 범죄를 가볍게 처벌받아야 하느냐는 것이다. 얼마 전 촉법소녀에 대한 공적인 논의가 있었지만 결국 현행을 유지하기로 결론났다. 나는 자신의 죄에 대해 제대로 처벌 받아야 하는 강경한 입장과 나이를 고려해 개선의 여지를 두어야 한다는 입장 중 어느 쪽에도 서지 못하고 어중간하게 사안을 바라본다.
뇌과학은 10대 청소년의 미숙한 뇌 발달 상태를 증명한다. 심리학은 피해자 가해자 모두 대부분 심리적으로 위축되거나 공격성이 높은 상태에 대해서 문제라고 이야기한다. 법은 선악을 구분하고 책임을 지울 것은 명시하지만 철학과 종교는 선과 악의 명백하게 단정하지 못한다.
어쩌면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라는 복수의 정서를 촉법소년으로 인한 피해자들이 가장 가깝게 느끼는 요즘일지도 모르겠다. 촉법소년이 저지르는 중범죄에 대해서는 예외 규정을 둔다던가 피해자에 대한 보호 구제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등의 타협안이 제시될 수는 있다. 아마도 문제의 추를 어느 쪽에 두느냐에 따라 대응 방법과 대안 제시가 달라질 것이다.
이런 작품들은 촉법소년에 대한 공론화와 문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앞의 작품들은 복수의 정서를 불러일으키지만 뒤로 갈수록 촉법소년에 관한 법령이 사라지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생각도 따라온다. 언제나처럼 독서는 답이 없다. 미로를 나와도 또 다른 미로가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