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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고 온 여름: 성해나 소설

성해나 지음창비 ( 출판일 : 2023-03-17 )
작성자 : 심○희 작성일 : 2026-04-16
페이지수 : 172 상태 : 승인
< 헤어진 이들은 대개 두부류로 나뉘었다. 다신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람과 한번쯤은 더 만나도 좋을 사람. 내 삶에서 재하와 재하 어머니는 언제는 전자였다가, 언제는 후자가 되곤 했다 p.98>

4년 남짓 가족으로 살았던 기하와 기하 아버지, 재하와 재하 어머니의 이야기가 교차로 한 챕터마다 기하와 재하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이 소설은 읽는 내내 참 쓸쓸하고 슬펐다. 가족을 이루기 위해 너무 애쓰는 재하 어머니와 기하 아버지, 그리고 재하의 마음씀이 번번히 기하에게 튕길때마다 너무 안타까웠다.
'기하야!!! 조금만 너를 위해 그렇게 애쓰는 사람들의 마음을 좀 헤아려주면 안되는 거였니?!!'
기하가 조금만 더 마음을 열었더라면, 재하 어머니가 아주 조금만 더 모질었어도 그들은 헤어지지 않고 지나간 여름을 웃으며 추억하는 가족이 되지 않았을까? 헤어지고 시간이 지난 뒤 기하 아버지가 선물한 사진첩을 보며 '다시 돌어가고 싶은 시절이 있냐'고 재하에게 쓸쓸하게 물어보던 재하 어머니의 모습이 오랫동안 잔상에 남는다.

< 재하에게 해주었어야 했을 말들을 뒤늦게나마 중얼대보았다. 잘 지냈니, 보고 싶었어, 잘 지냈으면 좋겠다, 미안해 같은 평범하고도 어려운 말들. 이제 와 전송하기에는 늦어버린 무용한 말들을 p.131>

마지막까지 그들의 진심은 서로 엇갈리고 이제는 어쩌면 다시 만날 수 없는 인연으로 남게 되었다.
' 기하야!!! 제발 표현하는 법 좀 배워!! 재하는 네 앞에서 바닥을 보여줬잖아! 그 와중에 있는 척 할 건 뭐야!'
(정말이지 이 소설을 읽다 보면 누구보다 기하한테 할 말이 많아진다. 금쪽이 같은 녀석 ㅜㅜ)

소설의 마지막은 기하가 재하를 마지막으로 찾아온 날 둘이 같이 찍은 사진을 재하가 예전에 같이 살던 집으로 보내면서 끝난다.

<곰곰이 고민하다 저는 봉투의 공란에 오래전 우리가 함께 살던 집의 주소를 적었습니다. 사진관에 딸린 그 작은 집의 주소를요. 한데 모여 밥을 먹고, 골목에 나가 자전거도 타고, 간간이 웃음을 터트리던 한때를 반추하면서요.
누가 이 편지를 받을까요.
재하야, 다정히 부르며 이마를 쓸어주는 아버지일까요, 희고 따뜻한 빛이 새여 들어오는 창가에 서서 해바라기를 하는 어머니일까요.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다 가만히 미소 짓는 형일까요.
누구든 그곳에서는 더 이상 슬프지 않기를 바라며>

책을 덮으며 나도 재하가 앞으로의 인생에서는 웃는 날들이 더 많기를 바래본다. 길지 않은 분량에 담담하고 고요하게 슬픔을 전하는 이 소설은 읽고 나서 오랫동안 여운이 남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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