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고 아름다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 김슬기 장편소설
김슬기 [지음]클레이하우스
( 출판일 : 2025-07-09 )
작성자 :
이○현
작성일 : 2026-04-16
페이지수 : 368
상태 : 승인
육아를 하면서 '아이를 돌보는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줄곧 들었다. 이 책의 작가는 "다 자란 어른이 회복하는 데도, 온 마을이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하여 글을 써내려갔다고 말했다.
흔히 어른이 되면 스스로 돌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조차도 현실에서 그렇지 못한 순간들이 넘쳐난다.
나는 30대 중반을 앞둔 어엿한 성인이지만, 가끔은 이유 없이 부모님에게 기대고 싶어질 때가 있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떼를 쓰고 싶은 마음, 어린아이처럼 보호 받고 싶은 감정이 문득 올라오는 순간이 있다.
그런데 이 책은 혼자서 버티기 어려운 순간이 있다면, 그때는 누군가가 끼어들어도 괜찮다고.
오히려 그 간섭과 오지랖이 한 사람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 속에 나오는 구절초리의 할머니들은 거칠고 직설적이지만 기댈 곳이 되어주는 존재이다.
작년 9월,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던 할머니를 떠나보냈다. 그 이후로 어떤 것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상실함과 허전함을 느끼며 지내고 있었다.
바쁘게 일상을 살다가도 문득 할머니 생각이 나면,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멍하니 시간이 멈춘 듯한 순간들이 있었다.
그런 나에게 구절초리 할머니들은 단순한 소설 속 인물이 아니었다. 구절초리 근육빵빵 할머니들이 건네는 말 하나하나가 마치 우리 할머니가 나에게 해주는 말처럼 느껴졌다. 투박하지만 따뜻하고, 거칠지만 결국 나를 열심히 살게 하는 말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동안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 책을 읽고 나는 여전히 누군가의 돌봄 또는 위로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고, 동시에 언젠가는 누군가를 돌볼 수도 위로할 수도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책에 나오는 내용처럼 나에게도 비 올때마다 배추전 챙겨주는 친구가 있었으면, 혹은 그런 친구가 내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