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에 빚을 져서: 예소연 소설
예소연 지음현대문학
( 출판일 : 2025-01-25 )
작성자 :
이○현
작성일 : 2026-04-10
페이지수 : 146
상태 : 승인
이 책은 실종된 친구를 찾아가는 이야기이지만, 읽는 내내 단순한 사건의 추적이 아니라 우리가 서로의 삶과 슬픔에 얼마나 깊이 연루되어 있는지를 돌아보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특히 캄보디아에서의 평화로운 기억과 대비로, 9년 전 침몰하는 배를 뉴스로 접하던 장면이 겹쳐질 때 마음이 철렁 내려앉은 기분이었다.
그 순간은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무력감과 설명할 수 없는 부채감이 남아있는 기억처럼 느껴졌다.
나 역시 그때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실시간으로 뉴스를 보며 '지금 이게 정말 일어나고 있는 일인가'라는 믿기지 않는 감정과, 바닷속에 갇혀 있을 아이들을 생각하며 느꼈던 막막함이 동시에 떠올랐다.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과 무력하게 지켜볼 수 밖에 없는 나 자신에 대한 답답함, 그리고 분명히 잘못된 무언가가 있음에도 바꿀 수 없는 현실이 너무 크게 다가왔던 순간이었다.
그 당시 너무나도 충격적인 사건이라 부채감과 무력감으로부터 평생 벗어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했으나,
바쁘게 살다보니 '벌써 그렇게 오래됐나'라고 생각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고, 그런 나에게 섬뜩함을 느꼈다.
이 책은 누군가의 부재를 따라가는 과정 속에서, 단순히 슬퍼하는 것을 넘어 '기억하고 호명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야기한다.
애도는 거창한 행동이 아니라, 잊지 않으려는 태도에서 시작된다는 점이 마음에 깊이 남았다.
기억은 결국 흐려질 수 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붙잡으려는 노력 자체가 의미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또한 나는 이 책을 통해 나의 일상도 돌아보게 되었다. 사회적 비극이나 타인의 아픔을 점점 '나와는 무관한 일'로 무관심하게 또는 안일하게 생각했던 건 아닌지 생각하게 되었다. 업무 속에서 팀원을 대할 때조차도, 그 사람을 하나의 역할이나 기능으로만 바라본 적은 없었는지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다. 이 책은 우리 모두가 서로에게 이미 연루된 존재라고 말하고 있다. 그 사실을 인식하는 순간, 타인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 또한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