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수 가위
범유진 지음안전가옥
( 출판일 : 2023-08-01 )
작성자 :
최○인
작성일 : 2026-04-06
페이지수 : 141
상태 : 승인
지인의 추천으로 읽게 되었다. 무슨 내용인지도 알지 못하고 그저 제목과 재밌게 읽은 책이니 추천한다는 말만 듣고 읽게 되었다. 짧은 단편들의 모음이라 늘어질 틈 없이 이야기 하나하나 집중해서 잘 읽혔다. 이야기들이 하나 같이 다 씁쓸한 편이었고 슬픈 이야기들이었다. 하지만 모든 주인공들이 나름대로 상처를 치유해나가는 결말이라 좋았다. 아주 사이다나 아주 행복한 해피엔딩은 아니더라도 '아, 이 사람들은 또다시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겠구나.'를 잔잔하게 느낄 수 있어 더욱 좋았던 것 같다.
이야기들 중 특히 '아홉수 가위'와 '어둑시니 이끄는 밤'이 기억에 남는다. '아홉수 가위'에선 죽으려고 결심한 주인공이 귀신과의 만남을 통해 다시 살아갈 생각을 하게 되는 게 좋았다. 그저 마지막 가는 길 말동무가 되어준 성가신 지박령이라고 생각했건만 주인공을 위해 택시 기사, 전남친의 꿈에 나타난 귀신이 정말 좋았다. 귀신의 정과 할머니의 사랑이 느껴졌다. 아카시아 모종을 사간 주인공도, 서로의 정이 느껴져 좋았다.
'어둑시니 이끄는 밤'에선 정말 슬퍼서 눈물을 참느라 혼났다. 소년은 이제 어둠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소년은 언제나 형이 지켜줄 것이다. 언제나 형과 함께야. 가장 좋았던 구절은 마지막 페이지였다. 읽고나서 여운이 길게 남았다. [희재야. 형이 뭐라고 했었는지 기억해? 그래. 어둠은 소년을 사랑해. 형은 너를 사랑해. 잊어버리면 안 돼. 절대로.]
다른 이야기들보다 '어둑시니 이끄는 밤' 그리고 '아주 작은 날갯짓을 너에게 줄게'처럼 형제, 자매 이야기는 다른 이야기들보다 더 와닿았던 것 같다. 내 동생 은서 생각이 났다. 당연하게 서로를 위하는 그 관계성이 좋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