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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청소부 : 나카야마 시치리 연작 소설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문지원 옮김블루홀6 ( 출판일 : 2024-02-14 )
작성자 : 서○형 작성일 : 2025-08-26
페이지수 : 311 상태 : 승인
독서일자 : '25. 8. 21.

'특수청소부'라는 직업을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독거노인과 사회적 고립이 늘어나면서 '고독사'가 큰 사회 문제로 떠오른 지금, 사회가 변함에 따라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치일지도 모릅니다. 특수청소부는 바로 이러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그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직업 중 하나입니다. 사람이 떠나간 자리를 청소하고, 그 공간을 원래대로 되돌려놓는 사람들. 책 표지에는 방독면과 방호복, 청소 도구들이 그려져 있는데, 사람이 죽고 난 뒤 남겨진 병원균과 부패물들이 얼마나 위험한지, 그리고 그 현장에서 일하는 그들의 고됨을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듯했습니다.

이 책은 총 네 개의 장으로 이루어진 단편 소설집입니다. 「기도와 저주」, 「부식과 환원」, 「절망과 희망」, 그리고 마지막 「엇갈린 유산」까지. 내용에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자세한 줄거리를 설명하지는 않겠지만, 각 단편은 독립적인 이야기이면서도 '시체가 있던 곳을 청소한다'는 공통된 소재를 중심으로, 특수청소업체 사장 '이오키베'와 신입 '가스미', 그리고 그녀의 선임 '시라이'의 시선으로 전개됩니다.

책을 읽는 내내 '사람은 죽고 나면 무엇이 될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소설이 직접적으로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시체를 마주하며 내뱉는 이오키베의 독백이나 이 직업을 대하는 인물들의 내면 묘사에서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고찰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수많은 사회적 관계와 생각, 주관을 가졌던 한 인간이 죽음 이후에는 그저 분해되고 부패하는 하나의 유기체가 된다는 사실이 내심 씁쓸하게 다가오며 인생의 덧없음을 느꼈습니다. 저는 허무주의자는 아니지만, '과연 내가 이 세상을 떠날 때는 어떻게 떠나는 것이 가장 좋은가' 하는 철학적인 고민을 남긴 책이었습니다.

각 단편은 미스터리 소설답게 긴장감이 점차 고조되다가, 결말에 이르러 소소한 반전을 선사하는 즐거움을 줍니다. 미스터리 장르를 즐겨 읽는 분들에게는 다소 예측 가능한 전개일 수 있겠지만, 저에게는 특히 4장 「엇갈린 유산」의 결말이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과연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곰곰이 생각하며 머릿속으로 인물 관계도를 그려보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나카야마 시치리'라는 작가를 이 소설을 통해 처음 만나게 되었는데, 앞으로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그의 이름이 보이면 반갑고 즐거운 마음으로 다음 책을 선택하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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